성범죄 피해 여성들의 소극적 대처가 지하철 성범죄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추행을 당했을때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달 1일 서울지하철에서 술에 취한 40대 남성이 잠든 여성을 성추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동영상은 지난달 30일 오전에 있었던 성추행 장면으로 인터넷에 공개되기 전까지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조차 않았다. 오히려 경찰이 CCTV 분석과 교통카드 사용내역 추적 등을 통해 피해 여성의 신원을 확보해 고소장을 받았다.
동영상을 찍은 신고자 역시 "당시 신고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워 동영상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대구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한 여성들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지하철수사대 관계자들은 "피해 여성의 비협조가 성범죄 해결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사대는 "나만 용서하면 끝'이라는 생각 대신 예방 차원에서라도 피해자들의 적극적 대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2008년 3월 여성의 치마 속을 상습적으로 촬영하다 잡힌 A(당시 25세) 씨의 경우 경찰조사에서 "한 번도 발각되지 않아 안심하고 지하철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5개월여 동안 100건에 가까운 사진을 찍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몰카 사진은 300장이 넘었다.
지하철수사대에 따르면 2008년 6건에 불과했던 대구지하철 성범죄는 지난해 11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역시(11월말 기준) 9건이었다. 성범죄 양상은 제각각으로 지난해와 올해 발생한 성범죄 20건 중 9건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몰래카메라'였고, 나머지 11건은 엉덩이, 가슴, 허벅지를 만지거나 포옹하는 등 직접 추행이었다.
이중 '몰래카메라'는 에스컬레이터나 계단 등에서 이뤄졌다. 전동차 내부 성추행은 4건이었다. 가해자의 연령대는 10대 1명, 20대 5명, 30대 4명, 40대 3명, 50대 1명, 60대 2명, 70대 2명으로 다양했다.
이영기 지하철수사팀장은 "성추행 가해자 대부분은 성격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 정신과 치료를 권하고 있다"며 "성추행 피해를 입었을 때 소리를 지르는 등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한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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