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혹시 메일 보내도 될까요" "기자양반, 스팸메일은 말고요"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말솜씨 빵빵 터져

왼쪽부터 존 스티븐슨 감독, 기자, 김시범 교수가 나란히 서서 쿵푸 팬더의
왼쪽부터 존 스티븐슨 감독, 기자, 김시범 교수가 나란히 서서 쿵푸 팬더의 '사부'(師父)에게 공경을 표시하는 동작을 했다.

존 스티븐슨 감독은 에너지가 넘쳤으며, 곳곳에서 빵빵 터졌다. 첫대면에서 기자가 먼저 명함을 건네자, 국정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명함이 되돌아왔다. "이 명함은 아무나한테 주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명함을 자세히 보니 가운데에 작게 그의 이름 'John Stevenson'이라고 씌여 있었고, 그 아래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었다. 나머지는 여백의 미였다.

흐뭇한 마음으로 '궁금한 건 메일로 물어보면 되냐?'고 묻자, "스팸 메일은 보내지 마라"고 기자에게 시원하게 한방을 날렸다. 당했으니 한 방 먹이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의 도리. 이어 기자는 스토리텔링 얘기를 끝내고 '별명이 뭐냐'(You have nickname?)고 물었다. 스티븐슨 감독은 "난 특별한 닉네임이 없으며 이름이 여러 개라 인터넷 검색할 때 잘해야 한다"고 했다. "별명이 있을 것 같은데, 프랑켄슈타인 어떻습니까?"라고 한 방의 강도를 높이자 그는 약간 인상을 찌푸리더니 기자에게 "아! 당신 별명"이라고 일성했다. 이렇게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물었다가 기자는 한 방 더 맞았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할 뿐입니다." "Oh! Yes, Yes. I agree."(우리말로 아 예~ 예~라는 의미)

이대로 물러설 쏘냐? 순간적으로 '쿵푸 팬더 2탄'은 언제 나오냐고 물었더니, "내년 5월쯤"이라고 말했다가 다시 입을 닫았다. 속편의 스토리에 대해서도 물어보자, 영어로 우리식 표현을 했다. "어허! 더 이상 묻지 말라니까. 시크릿(Secret)!"

혹시 아버지가 뭐 했으며,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느냐고 묻는 질문에는 "딱딱한 법률 쪽 관련 일에 종사한 아버지는 나랑 완전히 맞지 않았으며 딴판이었는데 그래도 어떤 영향을 미쳤겠지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또 알아낸 것이 있다. 존 스티븐슨 감독은 1958년 개띠에 딸딸이 아빠라는 것.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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