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을 위한 특별 처방전] 후회만 하실 건가요?

올해는 유난히 지는 가을이 아쉽다. 작년 가을에 이어서 올 가을에도 아들을 결혼시켜서 그런가 보다. 11월이 되면 수능시험 보러가던 아들의 심란한 뒷모습과 가을의 스산함이 연상됐는데 이제는 결혼식장에 입장하는 함박웃음의 아들과 연상되는 환한 가을의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겠다.

큰 아들 때는 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결혼식을 치른 것 같고, 작은 아들 때는 작년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회가 남는다. 이제는 더 잘해 볼 기회도 없으니 아쉬움만 남을 뿐…….

어차피 살아가면서 누구나 후회를 하며 사는 것 같다. 문제는 과연 내가 죽기 전에 얼마나 적은 후회를 할까 인 것 같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라는 책에서도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육체적인 고통은 약물로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었지만, 육체적 고통보다도 살아 온 인생을 후회하며 느끼는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고 했다.

어찌 안 그렇겠는가! 살날이 남아 있을 때도 후회가 생기면 회한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루면서 그 나마 '다음에는 어떻게 하자'로 정리라도 할 수 있는데 살날이 얼마 없는 시점에 후회란 그 자체가 절망일 테니.

90세를 눈앞에 두신 전직교사가 어느 일간지에 기고한 글이다.

"새벽 4시에 깼다. 깼다기보다 잠에서 쫓겨난 셈이다. 난 준비 없이 노후를 맞았다. 모든 게 후회뿐이다. 정년 퇴직한 지 어느덧 20년, 이제 무엇을 하고 살까, 무엇을 남기고 떠나야 할까"

2010년이 저물어 가는 시기에 우리에게 우리 삶을 뒤돌아보라고,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며 맞이하라고 우리에게 권면하시는 것 같다. 인생의 나날들을 뒤돌아보면서 하는 후회. 너무도 늦은 후회가 되기 전에 지금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 극복해 보자.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 중에서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알았더라면" 등이 건강과 관련된 내용이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더라면" 과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이 제일 많이 후회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말 한마디를 건넴으로 이 세상을 떠날 때 큰 짐 하나를 벗게 된다면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모르는 사람의 작은 친절에 "고마워"는 쉬운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마워"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지금 이 시간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 "고마워" 하는 문자를 날려보면 어떨까?

이희경 영남대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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