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한 도서관'이 이번에는 산골마을 아이들을 찾아나섰습니다. 경북에서도 가장 멀고, 날씨가 춥기로 유명한 봉화 춘양면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기로 한 것이죠.
봉화 산골마을에 도서관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마땅히 책을 둘 공간이 없는데다, 아이들이 많은 동네를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많은 궁리끝에 결국 도서관은 마을회관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서벽1리 마을회관 2층 정보화센터 한켠에 만들어진 행복한 도서관 제 10호점은 인근 지역에 사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중학생 등 70여 명의 아이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서벽1리는 시골 동네 치고는 학생들이 많은 동네이지요.
이곳 정보화센터 관리를 맡고 있는 곽진희 씨는 귀농 8년차되는 '시골아줌마'입니다. 곽 씨는 "도시에서 살다 봉화로 와서 가장 힘든 점이 문화적 소외감"이라며 "아이들에게 좋은 책 한권을 사주고 싶어도 시골이다보니 여의치않아 늘 미안했는데 행복한 도서관이 만들어져 기쁘다"고 했습니다.
행복한 도서관 11호점이 자리잡은 도심2리에는 약 20명의 학생이 있습니다. 이 정도의 학생이라도 웬만한 분교의 전체 학생 수보다 많습니다.
다문화가정을 꾸리고 있는 선티베(베트남)씨는 지난 3일, 도서관이 문을 연 첫날부터 2살, 4살 된 두 아이를 데리고 그림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올 가을 매일신문사가 경상북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펼치 있는 다문화가정 사랑의 책보내기 사업을 통해 그림책 한 세트를 선물로 받았다"며 "그런데 매일신문사가 마을에 도서관까지 만들어줬다는 소식을 듣고는 고마움과 반가움이 더욱 컸다"고 했습니다.
이 마을 임영걸 이장은 "행복한 도서관이 산골 마을에 희망을 주었고 아이들에게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고마워했습니다. 도심2리에서는 학교 수업을 마치면 마땅히 갈 곳에 없는 아이들을 위해 마을회관을 공부방으로 운영하려고 시도해 봤지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전문성을 가진 자원봉사 선생님을 구하지 못했던 것이죠. 그래서 임 이장은 행복한 도서관이 누구보다 반갑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집에서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보다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동생, 친구, 선배들과 소통하고 위계질서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곳을 24시간 개방해 동네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행복한 도서관 10, 11호점이 만들어지는데는 올브랜아울렛(대표 김국현)에서 후원해주었습니다. 김국현 대표이사는 봉화군 벽전면이 고향인데다, 춘양면에서 중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는 "문화적 혜택이 부족한 시골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며 "고향을 위해 기여하는 기회를 만들어준 매일신문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글뿌리출판사 류일윤 대표와 포에버북스 서철용 대표, 해맑은어린이서점 황대성 대표, 김은아 마음문학치료연구소장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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