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제역, 100km밖 청도서도 의심 신고…대구선 음성 판정

예천 한우농가 양성

"우리 소를 어떻게…" 5일 오후 경북 안동시 풍산읍 회곡리의 한 한우농민이 인근 마을에 구제역 감염으로 한우가 살처분 위기에 놓이자 트럭에 기대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지난달 29일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5일에는 처음으로 안동을 벗어나 예천에서 발생하고 100km나 떨어진 청도에서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한우가 신고되는 등 경북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관계기사 10면

최초 구제역 발생지인 안동시 와룡면 서현리 양돈단지로부터 21km나 떨어진 예천군 호명면 오천리 한우 농가 한 곳이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안동 구제역이 방역망을 뚫고 인근 지역으로 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안동·예천을 비롯한 경북 북부지역 전체가 구제역 태풍에 휩쓸릴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5일 청도군 금천면 박곡리 한우 농가에서 소 2마리가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여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시료를 채취 정밀검사를 하고 있으며 결과는 6일 오후 나올 예정이다. 이 농장에서는 한우 80여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이중 1마리는 침을 흘리고 또 다른 1마리는 다리를 저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을 긴장하게 한 4일 오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대구시 북구 연경동의 한우 농가 1곳은 구제역이 아닌 것으로 판정이 났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금까지 안동과 청송, 영주, 예천, 대구 등지에서 모두 40건의 구제역 의심 가축 신고가 접수돼 정밀조사 결과 안동에서 29곳, 예천 호명면에서 1곳 등 모두 30곳이 구제역인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구제역 감염 지역 가운데 1차, 2차 발생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인근 지역이 한우 밀집지역인 안동시 예안면 계곡리와 남선면 이천리, 서후면 성곡리 등의 가축 매몰 작업을 우선적으로 서두르고 있다. 또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3명의 축산농 가운데 축협조합장이 운영하던 북후면 장기리 농장에서 한우가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서후면 이계리에 있는 이 조합장의 또 다른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한우 1천여마리에 대해서도 살처분 명령을 내렸다.

특히 안동 경계를 벗어나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예천 호명면 오천리 한우 농가는 1차, 2차 구제역 발생지로부터 남서쪽으로 21km나 떨어진 '관리구역(20km 이내) 바깥 지역'이어서 안동 구제역이 방역망을 뚫고 예천으로 확산됐는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예천 농장의 경우 최근 농장 출입문 작업에 참여했던 인부가 안동지역 구제역 발생 농장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인부들에 의해 전염된 것으로 감염 경로를 추정하고 있다.

구제역 의심 증상 한우가 신고되자마자 예천군은 이 농가에서 사육하던 45마리의 한우를 매몰처리했으며 이동초소 26곳을 설치, 구제역이 예천군 지역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 농가가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예천군은 곧바로 발생지 500m 이내에 있는 4농가의 한우 139마리에 대한 추가 매몰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그동안 구제역 의심 신고와 추가 감염농장이 대부분 1, 2차 발생지로부터 반경 10km 내 위험지역을 벗어나지 않았으나 예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축산 농가들이 행정력에 의존하지 말고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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