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광주은행 인수전에 뛰어든 대구은행의 인수 비용 부담이 한결 줄어들 전망이다.
경남·광주은행이 '인적분할'을 통해 분리매각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인수에 소요될 자금도 2조6천억원(물적분할시)에서 1조5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덕분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가 경남·광주은행을 '인적분할'을 통해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방식은 복잡하지만 공적자금 회수를 최대화할 수 있고, 투자자들의 부담은 줄어든다는 게 이유다.
인적분할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율(56.97%)을 그대로 경남·광주은행에 적용해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경영권의 매각 주체는 예금보험공사가 되며 매각 지분은 경영권 매각을 위한 최소지분인 50%+1주부터 보유지분율인 56.97%까지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10%가량 붙게 된다. 앞서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도 경영권 프리미엄은 10% 인정됐다. 따라서 인수금액은 경남은행 9천400억원, 광주은행 6천270억원 등 1조5천670억원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우리금융이 직접 두 은행을 매각하는 물적분할을 선택할 경우 매각 지분은 95%로 인수 자금만 2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돼 인수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공자위는 물적분할의 경우 투자자의 자금 부담이 크고, 자회사 매각이 도중에 유찰되면 우리금융 매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구은행은 인수 자금 마련이 한결 여유로워졌다는 입장이다. 이미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 3곳 이상과 MOU를 맺고 투자금을 1조원 이상 유치했다는 것. 여기에 내부유보금이 7천200억원이 있는 상태여서 인수자금은 넉넉하다는 것이다.
다만 좀 더 좋은 조건으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관투자가들과 접촉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이후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면 유상증자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공자위는 경남·광주은행 매각 방식과 우리금융 유효경쟁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느라 아직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25개 기관에 아직 투자안내서(RFP)를 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예비입찰 시한은 당초 알려진 이달 20일이 아니라 연말로 늦춰질 가능성도 커졌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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