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오늘부터 전국 82개 점포에서 1마리당 5천 원짜리 프라이드 치킨 판매에 들어갔다. 이는 마리당 1만 2천~1만 7천 원인 동네 치킨점 가격의 3분의 1수준이고 중량도 900g으로 기존 치킨점의 660~750g보다 20~30% 많다. 롯데마트는 사전 테스트에서 소비자 반응이 좋아 월 평균 60만 마리, 연간 720만 마리를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파괴로 중소상인들은 또 한번 된서리를 맞게 됐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무분별한 출점으로 동네 상권은 이미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1만 5천 원짜리 피자를 출시한 이마트에 이어 롯데마트까지 5천 원짜리 치킨 판매에 나섬에 따라 동네 상권은 그야말로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치킨점은 특별한 기술이 없는 서민이나 은퇴자들이 생계를 위해 가장 많이 영위하는 업종의 하나다. 이런 업종마저 대형 유통업체들이 뛰어든다면 이 땅에서 서민들이 설 곳은 없다. 롯데마트는 영세상인과 경쟁하자는 것이 아니라 비싼 값에 치킨을 팔며 부당한 이득을 올리는 프랜차이즈 본사를 겨냥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점이든 독립 점포든 대부분 서민들이 운영하고 있다. 결국 가격 파괴로 죽어나는 것은 서민이라는 얘기다.
물론 현재 프랜차이즈점 치킨 값에 거품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프랜차이즈별로 가격도 비슷해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롯데마트 치킨이 이런 부작용을 없애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점주인 서민들이 입을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경제 전체로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 동반 성장이 시대의 과제가 되고 있는데 대형 유통업체는 그 반대로 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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