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하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전통악기 중 하나가 가야금이다. 1천500년 이상 역사를 간직한 가야금은 대가야 사람의 얼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륵이 가야금을 만들고 연주한 곳이 고령군 고령읍 쾌빈리 금곡(琴谷, 속칭 정정골)마을이다. 우륵의 가야금 연주 소리가 너무나 정정하게 들렸다 해 지명이 된 정정골에서 대가야의 명맥을 잇기 위해 가야금 공방(우륵 국악기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동환(42) 악기장을 만났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고흥권 선생의 이수자인 그가 가족을 서울에 두고 우륵박물관 옆 조그마한 공방을 운영한 것은 지난 2006년부터. 대가야와 우륵의 혼을 잇겠다는 각오로 홀로 내려왔지만 시골생활의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는 20년 동안 오직 가야금 제작에만 심혈을 기울여왔다.
김 악기장은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전통 악기는 절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좋은 소리를 얻으려면 울림통이 좋아야 한다"며 "오동나무를 건조하는 데 5년 걸리고, 건조한 나무를 깎는 데 한 달 이상 걸리다 보니 가야금 한 대 완성하는데 7년 이상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1천 수백년 이상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는 가야금 음색에 비하면 7년의 가야금 제작 기간은 절대 길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가야금은 국악과 학생과 음대 교수, 국악 배움이 등에게 넘어간다. 일반 가야금은 12현이지만 18현, 21현, 25현 등의 가야금을 주문하는 경우도 있고, 가격도 50만원부터 1천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김 악기장은 "진정한 소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지만 자연 속에 숨어있는 맑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음색을 지닌 악기를 탄생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배움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우리 겨레가 인정한 가야금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친속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고령·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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