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은 남녀노소가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사용하는 일상용품이다. 유아들부터 노년층까지 평생 사용하는 용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화장품만큼 베일에 싸인 일상용품이 있을까. 최근 화장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DIY 제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품 전문점 '박가분'을 16년간 운영해온 권남순 대표가 화장품에 관한 책을 펴냈다. 책 '행복한 피부 옷입기'(뷰티누리 펴냄)에는 화장품과 피부 관리, 화장품 고르는 방법까지 화장품에 대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권 대표가 16년 동안 화장품을 직접 판매하면서 체득한 지혜들이 가득하다.
"현재 화장품에 대해 나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고 자부해요. 교수님들이나 전공자들도 한 분야에 대해 이론적으로 잘 알지만 저는 화장품 시장 전체를 몸소 체험하며 익혀왔으니까요."
현재 전국 화장품 회사는 2천여 개. 한 개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이 100~200여 개에 달한다. 하루에도 수십여 종의 새로운 화장품이 쏟아져 나온다. 권 대표는 이를 직접 테스트하며 화장품의 노하우를 터득해왔다. 지금도 1천500여 종의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화장품 시장의 판도도 수없이 바뀌었다. "16년 전에는 소비자들이 가격 할인에 아주 민감했어요. 소비자 가격에서 얼마를 깎아주는가에 가장 관심이 많았죠. 그 후로 1천, 2천원대 저가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결국 화장을 시작하는 나이가 15세 이하로 내려가면서 주니어층이 새롭게 등장했어요."
지금은 각 화장품 브랜드마다 전문숍이 등장했을 뿐 아니라 온라인, 홈쇼핑 판매까지 화장품 시장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권 대표는 그 중에서도 독특한 이력을 쌓아왔다. 화장품 시장의 잦은 변화 속에서 '화장품 전문점' 개념을 지키며 전산 프로그램에만 10억원 가까이 투자했다. 자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화장품 매장 내에 피부관리, 메이크업 등의 숍인숍(shop-in-shop)을 만드는 등 색다른 시도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화장품 도구 전시관. 2002년 매장 한쪽에 만들어 전시하기 시작했다. 예쁜 골동품을 하나 둘 사모으던 것이 2천여 점이 훨씬 넘었다. 비녀, 뒤꽂이 등의 장신구에서 시작해 경대, 박가분 케이스, 향유 병, 연지통 등 종류도 다양하다.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오래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는 남편이 적금 타서 사모으던 것이 계기가 돼 화장품 도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부부가 소장하고 있는 청동 거울만 1천여 점에 달한다. 스푼으로 떠서 팔았던 동동구리무 광고지, 우리나라 공산품 1호이자 최초 근대 화장품이었던 박가분 등도 전시돼 있다. '주근깨, 여드름, 땀띠가 없어진다'는 광고 문구가 이채롭다.
화장품의 선진국으로 흔히들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독일을 꼽는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도 이들의 기술력에 60~70% 정도 가까이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산, 특히 중소기업 제품을 저평가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안타깝다.
"화장품은 아무리 고가라도 흡수되지 않는 게 더 많아요. 그러니 화장품을 흡수시킬 때에는 깊게, 잘 흡수시키는 것이 중요하죠. 평소에는 자외선과 바람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또 지나친 박피는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