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후원 감사합니다"…몽골 어린이들 報恩편지

천주교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 활동 결실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는 지난해 장기기증 사업을 적극 추진해 8천여 명으로부터 사후 장기기증을 약속받는 성과를 거뒀다.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는 지난해 장기기증 사업을 적극 추진해 8천여 명으로부터 사후 장기기증을 약속받는 성과를 거뒀다.
▲몽골 쌩뽈초등학교 한 아이가 보낸 그림.
▲몽골 쌩뽈초등학교 한 아이가 보낸 그림.

"저에게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책을 살 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 같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당신이 주신 후원금으로 책을 샀고 이런 말들을 배웠습니다…."

지난달 말, 천주교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이사장 조환길 대주교'본부장 장효원 신부)에 몽골로부터 수십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도르름'을 비롯한 몽골 종못드 쌩뽈초등학교 아이들이 국내 후원자들에게 보내온 사랑의 편지였다.

편지지마다 몽골어로 깨알같이 글씨가 적혀 있었고 자신들의 동네라며 정성스레 그린 풍경화 등도 삽입돼 있었다. 이들 편지들은 각 후원자들에게 보내져 그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물들였다. 본부의 해외 아동 결연 후원사업이 서서히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2009년 4월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는 교구 설정 100주년을 앞두고 '사랑을 이웃과 함께'를 실천하기 위해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를 발족시켰다.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안수정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회에서 3년 전부터 운동본부 출범을 준비하면서 과연 어떤 도움이 가치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발족 첫해인 지난해에는 장기기증 신청사업에 주안점을 두었다.

지난해 2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장기기증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 장기기증 문화가 확산됐는데 그 같은 분위기를 잇기 위해서였다. 각계에서 장기기증 신청을 받았고 8천여 명으로부터 사후 장기기증을 약속받는 성과를 거뒀다.

해외 원조 사업은 지난해부터 준비해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한 사업이다. 과거 우리나라가 해외로부터 원조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런 사랑을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시작한 것이다. 운동본부는 생활 분야로 돕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 아이들의 교육 지원으로 눈을 돌렸다. 한 어린이당 1개월에 2만원을 지원해 책이나 학용품 등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를 위해 해외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신부나 수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몽골이나 필리핀, 볼리비아 등 가난한 나라에 파견된 신부나 수녀로부터 생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운동본부의 해외 원조의 특색은 일대일 결연 후원이라는 점이다. 후원하려는 이에게 어느 나라를 원하는지 고르게 한 다음 도움을 줄 어린이에 대한 각종 자료를 보내주고 있다. 운동본부장 장효원 신부는 "특정 어린이를 자신이 돕는다고 생각하면 온정에 대한 동기 부여도 되고 서로 정도 쌓을 수 있다. 어떤 이는 딸 삼아 돕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 6월부터 후원금이 해외로 나가고 있는데 현재 3개국 186명을 돕고 있다.

앞으로 베트남이나 중앙아프리카 등으로 지원할 나라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분기별로 어린이들로부터 감사 편지나 카드를 받아 후원자들에게 보낼 계획이다. 장 신부는 "우리가 신경 쓰는 부분은 후원을 받으면 그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후원자도 보람을 얻고 후원을 받는 아이들도 장차 올바른 인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운동본부는 장기적으로 해외 장애아동들의 병을 고쳐주고 극빈국 아이들이 우리나라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해외원조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안 사회복지사는 "해외원조 사업을 확대하려면 그만큼 후원자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했다. 후원 문의 053)253-9991.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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