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일 대구시장이 성서2차산업단지에 소재한 ㈜캐프 대구공장을 방문한다.
그러나 그간 있었던 시장의 경제현장 방문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캐프 근로자들이 입는 회색 작업복을 입고 장갑까지 낀 김 시장의 모습은 남다르다. 작업복 차림의 김 시장은 이 회사의 주생산품인 와이퍼 생산작업에도 참여한다. 프레스에서 찍혀 나온 와이퍼를 건조대에 걸고, 조립하고, 포장하는 등의 일을 회사 근로자들과 똑같이 한다. 생산공정 체험 시간도 잠깐 하는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70분간 이어지는 '중노동'이다.
이는 31일 오전에 예정된 김 시장의 경제현장 방문 일정표에 실린 내용이다. 대구시장은 해마다 연말연시만 되면 의례적으로 지역의 우수 업체 현장을 방문, 근로자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런데 올해는 시장의 생산활동 체험으로 콘셉트를 바꾼 것이다. 기업이 어떤 일을 하고, 생산품이 어떤 과정을 통해 나오며, 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은 뭔지 등을 몸소 체험해 보려는 게 이번 행사의 취지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장님이 '그동안 생산현장을 황급히 둘러보느라 제한된 현장의 얘기만 들어 효과적인 경제지원정책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생산현장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지시해서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며 "70분 동안 현장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깊이 있는 얘기들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생산체험을 마친 직후 1시간가량 근로자들과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김 시장은 "그동안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에 매년 연말연시 경제현장 방문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 같아 올해는 2시간 30분으로 시간을 늘려 경제현장의 목소리를 상세하게 귀담아들을 계획"이라며, "특히 생산공정라인에 직접 나가 제품을 만들면서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김 시장의 이번 경제현장 체험 소식에 대해 그동안 '설득' 위주로 자신의 목소리만 높였던 김 시장이 '소통'하는 콘셉트로 바꾸려는 시도로 판단하고 환영하고 있다. 한 기업인은 "시장이 기업현장을 방문해 생산활동에도 직접 참여하고 현장 근로자들과도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잦아질 경우 자연스레 기업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긁어주는 경제정책 수립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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