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Parody)란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조롱하고 풍자하는 것으로 이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 때 그 효과가 배가 된다. 그래서 나온 것이 패러디 마케팅이다.
이 패러디의 기본 모델은 유명한 동화나 소설, 만화, 영화 등과 같은 픽션일 수도 있고, 사회 현상일 수도 있다. 쉽게 얘기하면 이들을 풍자나 해학을 통해 재미있게 재해석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그 속에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것이다. 이 패러디 마케팅이 각광을 받는 것은 3가지 이유다. 첫째, 기존 작품이나 사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재미를 더해 준다는 것. 둘째, 이미 친숙한 내용이라 브랜드 메시지를 보다 손쉽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셋째, 쉽게 찾을 수 있고 재탄생 시킬 수 있다는 것. 패러디 브랜드 스토리 마케팅의 좋은 사례를 살펴보자.
'베스킨라빈스31'의 동화 CF 시리즈의 결정판은 광고에 등장하는 귀엽고 예쁘게 생긴 한 여자아이가 케이크팔이 소녀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 많은 패러디들이 이어진다. 크리스마스 이야기(스크루지), 신데렐라, 백설공주, 성냥팔이 소녀 동화 등이 등장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아이스크림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한다. 동화 역시 마찬가지다. 어린이들의 전유물 같지만 성인에게도 그 향수와 얘기의 교훈은 살아있다. 이 점을 착안해 광고 스토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베스킨라빈스31'은 이런 동화를 통해 모든 세대를 초월해 친밀감을 느끼도록 함으로써 감성 코드를 절묘하게 조화시켜냈다.
이에 더해 월별로 스토리를 달리했다. 예를 들면, 동화 케이크 세트를 내놓는데 8월에는 케이크팔이 소녀, 9월에는 신데렐라, 10월에는 스크루지 이야기, 11월에는 백설공주 이야기 등이다.
당연히 이 동화에 상업술이 더해진다. 아이스크림 케이크에는 동화 속 주인공들의 이미지가 그려져 있고, 또 그 이미지를 담아서 동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롯데리아의 크랩버거 광고에는 불후의 작가 헤밍웨이'노인과 바다'가 등장한다. 광고 스토리는 이렇다. 바다 한 가운데 작은 조각배가 한 척 떠있다. 그 배에는 한 노인이 배보다 큰 게를 꽁꽁 묶어 놓고 항구로 돌아오고 있다. 이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에게 노인이 한마디 던진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
이 패러디 광고 스토리는 단번에 큰 인기를 누리며 화제가 됐다. 이 노인의 한마디는 전국적인 유행어가 됐다. 신구라는 탤런트 모델과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의 이미지는 잘 맞아 떨어졌고, 원작의 이미지를 한껏 살리면서 끝에 코믹성 반전을 가져오는 멘트를 통해 창의성 뛰어난 패러디 브랜드 스토리의 대명사가 됐다.
이 광고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광고 카피로, 고객들이 롯데리아 매장에 들러서 종업원들에게 '니들이 게맛을 알아?'를 외치며 주문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것이 바로 광고의 직접적인 효과인 셈. 영덕대게, 울진대게, 서해에서 생산되는 꽃게찜, 꽃게탕 심지어는 러시아산 대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터에 이 게살맛 햄버거는 공전의 히트를 칠 수 있었다.
롯데리아 계열회사인 대홍기획에서 제작한 이 광고의 기획자는 당시 대리였으나, 지금은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부장으로 재직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이 두 사례를 볼 때 패러디 브랜드 스토리 마케팅은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때, 보다 쉽고 친숙하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유효한 광고 기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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