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뮤지컬 들여다보기] 2010 뮤지컬 키워드

아이돌 스타들 뮤지컬 진출, SNS 활용한 마케팅 본격적 시작

경인년 한 해가 저문다. 어느 해보다 뮤지컬계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아이돌 스타들의 뮤지컬 진출에 이어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또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시장을 이끌었고 지자체에서 제작한 대형 수상뮤지컬들이 그 가능성을 확인한 한 해였다. 2010년 뮤지컬 키워드를 4가지로 정리해 봤다.

◆아이돌 스타 뮤지컬 진출=아이돌 스타의 뮤지컬 진출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유난히 많은 아이돌 스타들, 그것도 메이저급 연예기획사 소속 아이돌 스타들이 뮤지컬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그 대표적인 인물은 역시 전 동방신기 멤버 시아준수.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본인의 출연분인 10회차 3만 석을 매진시키고 역대 최고 출연료로도 화제를 모았다. 양대 뮤지컬 시상식에서 신인상까지 꿰어 차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태양의 노래'의 소녀시대 태연, '궁'의 동방신기 리더 유노윤호, '락 오브 에이지'의 샤이니 온유 등이 뮤지컬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들 가운데 몇 명은 연기력과 상업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지만 팬클럽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10대들을 공연장으로 불러모으고 뮤지컬 한류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등 흥행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이러한 아이돌 캐스팅은 내년에도 뮤지컬계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모바일 관련 상품인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사용자가 급속히 늘면서 뮤지컬계에도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SNS 마케팅은 TV, 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한 일방적 광고나 홈페이지, 블로그, 카페 등 웹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마케팅 도구와 달리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정보의 실시간 업데이트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올 초 미투데이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해서 지금은 트위터와 페이스 북 등의 마이크로 블로그와 QR코드가 중심이 되는 형상이다. 서서히 소셜커머스와의 연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공연제작사들은 공식 트위터는 물론 각 공연별 트위터를 통해 관객과 직접 소통하고 각종 인쇄물에 QR코드를 장착하는 등 스마트폰을 활용한 SNS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올해는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뮤지컬 시장을 이끈 한 해였다.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아이다' '지킬앤 하이드' 등 이미 흥행성과 작품성이 검증된 작품의 재공연과 함께 모차르트, 몬테 크리스토, 빌리 엘리어트 등의 신작도 선을 보였다. 뮤지컬 시장이 불안한 상태에서 제작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작품 위주로 공연 계획을 잡은 탓이다. 대구에서도 오페라의 유령과 맘마미아가 올해 뮤지컬 시장을 주도했다. 대작들이 경쟁하는 틈바구니에서 상대적으로 창작 뮤지컬 시장은 많이 위축된 한 해였다. 대형 창작뮤지컬 제작이 주춤한 가운데 그나마 소극장 창작뮤지컬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다. 다행히 내년엔 영웅의 브로드웨이 진출, 대형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 광화문 연가 등의 공연이 계획되어 있다. 이 작품들이 좋은 성과를 내서 창작뮤지컬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상뮤지컬 가능성 확인=올해는 지자체에서 제작한 대형 수상뮤지컬들이 그 가능성을 확인한 해였다. 지난 8월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 절벽을 배경으로 강위에 설치된 수상무대에서 공연된 수상뮤지컬 부용지애 공연에는 수만 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하회마을의 신화와 역사를 극적인 스토리와 노래로 녹여낸 뮤지컬 형식으로 공연되었는데 하회마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맞물려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9월과 10월에 걸쳐 충남 부여 낙화암과 공주 고나마루 수상무대에서 공연된 사비미르와 사마이야기는 유료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공연과 축제를 결합한 관광 상품으로서 수상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내년 대구에서 공연될 뮤지컬 투란도트도 수상뮤지컬로 시도하는 것을 검토한 바 있었다. 수상뮤지컬은 중국의 계림유삼저, 인상서호를 밴치마킹하여 만들어지긴 했지만 한국적인 스토리 라인과 이전의 관제 뮤지컬보다는 높은 완성도를 갖춤으로써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도 보여줬다. 관광 상품과 결합된 수상뮤지컬은 타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장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원준 ㈜파워포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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