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굳었고 길은 미끄럽고…겨울철 낙상은 치명적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요즘처럼 급작스레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통상적으로 운동량이 줄어들고, 혈관은 수축되며 관절부위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기 쉽다. 평소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노년층의 경우, 겨울에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특히 겨울철에는 눈이 내리거나 빙판길 등으로 도로가 미끄러워져 낙상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노인들은 근육 및 관절의 유연성도 떨어지고, 기본적으로 균형 감각이 떨어져 있어서 낙상이 자주 일어난다.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주의

젊은 사람은 뼈가 이러한 충격을 감당할 정도로 강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년층의 경우 나이에 따라 골다공증이 심해지므로 조그마한 충격에도 뼈가 잘 부러지고, 골절 부위에 따라 수술까지 받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 척추를 다쳐서 압박골절이 생기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노인들은 실제 낙상 등으로 부상을 당해도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쉬쉬하거나 증상을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넘어진 뒤 처음에는 통증이 그다지 심하지 않다가 점차 심해지기도 하며, 흉추의 골절 시에는 가슴이나 배가 아파 다른 질환으로 잘못 아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 대부분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이 많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남자들의 30% 정도가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60세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의 유병률은 5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일상생활(허리를 구부려 물건을 듦, 자세 변경, 몸통의 급회전, 기침) 중에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가벼운 경우가 많아 환자도 골절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한다.

미끄러진 후, 무거운 물건을 든 후, 어린아이를 안고 돌본 후 등 척추에 무리를 준 뒤 가슴, 등, 허리 또는 옆구리나 배가 아프고, 증상이 지속되고 악화될 경우, 특히 움직일 때 통증이 악화되면,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방치하면 등과 허리 전체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일상적인 보행 자체가 힘들어진다. 심하면 하반신이 마비되기도 한다. 또한 척추가 앞으로 구부러져 허리 통증이 생기는 척추후만증이 생길 위험도 높아진다. 이럴 때엔 즉시 병원을 찾아가 방사선촬영, MRI검사 등을 통해 올바른 진단을 받는 것이 급선무다.

◆골다공증은 반드시 약물치료

대부분 압박 정도가 가벼우면 통증 완화를 위한 약물요법, 단기간의 안정, 동통이 완화된 이후 가능한 한 조기보행, 경우에 따라 단기간의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한다. 척추압박골절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도 불가피해진다.

수술은 다친 척추뼈에 주사 바늘을 넣고 풍선을 이용해 압박된 척추뼈를 펴주면서 의료용 골 시멘트를 주입한 뒤 단단하게 굳혀서 치료한다. 삽입된 인공시멘트에서 잠깐 발생하는 65~100℃의 열이나 화학물질이 척추 뼈의 신경말단을 괴사시켜 통증을 경감시킨다. 국소 마취를 통해 시행되므로 체력이 약한 노인이나 당뇨병 증세가 있는 환자도 시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예방에 힘써야 한다. 노인들은 빙판길에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거나 급히 움직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60세 이상, 남성은 65세 이상에서 건강검진 시에 반드시 골밀도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약물 치료를 꼭 해야 한다. 아울러 겨울철에 노인들은 항상 일정한 관절운동과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때 노년층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 척추강화 운동으로 가장 좋다.

스트레칭은 과도하지 않게 가볍게 자주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유연성을 길러주는 데 효과적이고,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움직이는 범위를 넓혀주며,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장점이 있다. 외출 시에는 미끄럼방지용 신발이나 바닥이 거칠게 된 신발, 그리고 지팡이 등의 보조기구를 이용하여 빙판이나 눈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신경외과 김인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