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학 대구예술가총연합회 회장은 문화도시 대구 건설을 위해 예술인들의 인식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인은 작품으로 자존심을 표현해야지 예술 이외의 행위를 통해 자존심을 보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예술작업에서는 한치의 물러남도 없는 자존심을, 사람과 일에서는 배려와 너그러움을 강조한 것이다. 예술계에 흔한 '편가르기' '헐뜯기' '무관심'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 "문화예술 예산 너무 적다"
문무학 대구예총 회장은 "대구에는 예술인 수도 많고, 하드웨어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근래 몇 년 동안 대구시가 보여준 문화정책도 예술발전에 밑그림이 되고 있다. 특히 문화창조발전소, 창작파크, 대구문학관, 역사관 등은 대구시의 문화예술적 성과라고 본다"고 말하고 "그러나 종류만 많지 스케일이 너무 작아 깊이가 얕아질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시작할 때 먼 미래를 내다보고 규모있게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문 회장은 "문화예술 정책을 규모 있게,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것은 예산부족 때문이다. 대구시가 문화예술의 도시를 표방하고, 21세기가 문화예술의 시대라고 말하면서도 투자는 안 한다. 말만 문화예술의 도시일 뿐 정책(예산)집행에서는 언제나 뒷전이다" 고 비판했다. 다른 분야와 비교해 볼 때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는 "지방 정부가 꼭 지원해야 할 분야와 굳이 지원하지 않아도 될 분야를 구분해야 한다. 지원 기준은 시대적 요구와 대구시가 기대하는 대구의 미래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 지역 예술인 적극 참여
대구시에는 이미 문화예술진흥위원회(위원장은 행정부시장)가 있다. 그러나 유명무실하다. 대구시가 문화정책을 결정할 때 자문을 하는 경우도 드물고, 회의를 연다고 해도 일종의 요식일 뿐이라는 것이다. 문 회장은 "대구시의 문화정책에 문화예술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고, 대구시 역시 이를 적극 수렴해야 한다" 며 "타 도시와 경쟁을 생각해 숨겨야 할 문화정책도 있으나,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여론 수렴을 해야 한다. 여론 수렴한답시고 '말썽 부리기 좋아하는 사람'을 불러 모아 '입 막음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구시 주최의 각종 행사나 축제에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 폭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예술인을 구색 갖추기식으로 넣어서는 곤란하며 주최자로, 주역으로 역할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대구 예술인들의 실력이 서울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감수하고 기회를 주어야 해요. 실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언제까지 지역 예술가를 배척하면 언제나 2등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구의 스타가 돼야 전국의 스타도 되지 않겠습니까?"
◇ 예술은 '돈벌이'가 아니다
경쟁이 강조 되면서 문화예술계에도 이른바 '사업적 능력'을 가장 우선시 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문 회장은 "시(市)는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와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순수예술을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 고 말하고 "경쟁력 확보, 후원금 확보라는 이름 아래 모든 문화예술단체나 기관의 대표가 기업에 '돈 뜯기 경쟁'을 해서야 되겠나? 이런 식이라면 장기적으로 기업이 문화예술에 적대적인 인식을 갖게 될 것이고, 시민들의 순수예술향유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예술 발전에 돈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 돈을 충당하기 위해 예술인이 구걸에 나서야 한다면 순수예술발전은 요원하다" 며 "순수예술 분야는 시 정부의 지원과 뜻 있는 기업의 후원을 바탕으로 그 영역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인도 기업에 무작정 후원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메세나 운동을 펼쳐야 한다. 복지시설, 양로원 등 공연도 좋지만, 기업과 기업 종사자를 위한 공연문화도 필요하다. 돈이 나올 만한 곳만 찾아다니는 것은 곤란하지만, 돈이 나올 만한 곳은 일부러 피하는 자세도 곤란하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예총은 앞으로 예술소비운동, 공연 활성화, 전시, 한 달에 한 책 읽기, 해외 교류 등 큰돈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 이라고 말하고 "큰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아이디어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지만, 역시 문제는 부족한 인력"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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