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북부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여파가 한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의 안부를 묻는 가족과 지인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페이스북(facebook) 메시지도 빗발치고 있다. 몇몇 해외 업체에서 일본과 인접국인 한국 출장을 자제시키거나 유럽의 한 축구대표팀은 한국 축구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취소하는 등 외국인들이 한국 입국을 꺼리고 있다.
경북대 교수인 에론 프랜치(33·미국) 씨는 얼마 전 미국에 있는 친한 친구로부터 안부 전화를 받았다. 일본의 쓰나미와 방사능 유출 이후 프랜치 씨가 걱정돼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프랜치 씨는 "내가 일본에 있는 것도 아닌데 한국이 일본과 가깝다는 사실을 아는 친구들이 쓰나미나 방사능 피해가 없는지 걱정이 돼 나에게 연락을 했다"며 "미국 하와이 주와 캘리포니아 주는 쓰나미에 민감하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현재까지 한국에 큰 피해는 없다고 친구들을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영어강사 존 카프레이(28·영국) 씨도 마찬가지다. 그의 페이스북 방명록에는 안부를 묻는 각국 친구들의 글로 가득 차 있다. 카프레이 씨는 "지진이 첫 발생한 이달 11일 한국이 안전한지 알려달라는 친구들의 걱정스런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한국과 일본이 시차도 같고, 아시아 국가에 와 본 적이 없는 친구들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해 걱정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몬테네그로 축구국가대표팀은 한국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취소했다. 양 팀은 이달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평가전을 할 예정이었고 이에 앞서 일본팀과도 평가전을 계획했었지만 몬테네그로 축구팀은 아시아투어 계획을 모두 취소했다.
대구 호텔업계에 따르면 일부 해외 기업들은 한국 출장을 자제하고 있다. 노보텔 대구시티센터 관계자는 "한국 출장을 계획했던 유럽 출신 고객들 중에서 한국도 일본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회사 권고 탓에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투숙객이 크게 줄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국제대회를 앞두고 대구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까 걱정이다.
대구시 관광문화재과 관계자는 "현재 3월 관광객 통계가 나오지 않아 해외 관광객 감소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일본 지진 등으로 인접국인 한국도 위험할 것"이라며 "여행을 기피하는 외국인들이 느는 것 같아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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