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밭에 묻었을까?'
전북 김제 마늘밭에서 5만원권 뭉칫돈 110억원이 나오면서 5만원권을 둘러싼 '검은 자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5만원권이 은밀한 거래나 은닉 재산으로 사용되면서 시중에서는 보이지 않고 지하 경제 활성화(?)에만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검은 자금'으로 사용할 경우 5만원권의 활용가치는 얼마나 될까.
일단 5만원의 크기는 가로 154㎜, 세로 68㎜로 1만원권과 비교하면 가로는 6㎜ 더 크지만 세로는 동일해 별반 차이가 없다. 따라서 가방이나 금고에 넣을 경우 1만원권에 비해 부피를 훨씬 줄일 수 있게 된다.
실제 은행 대여 금고를 찾아 5만원권을 얼마나 넣을 수 있는지 실험해 봤다.
은행권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여금고는 통상 5종. 길이는 60㎝로 동일하지만 높이와 폭이 다르다.
가장 작은 대여금고는 높이 76㎜, 폭 127㎜로 1억5천만원이 들어간다. 5만원짜리 100장 한 묶음의 두께는 11㎜. 10묶음(5천만원)이면 11㎝로 정확히 10묶음짜리 3개가 들어간다. 가장 큰 대여금고는 높이 256㎜, 폭 255㎜로 대형 책상서랍과 비슷한 크기다. 여기에 10억원 남짓이 들어간다.
마늘밭에 묻은 110억원을 은행 금고에 넣는다면 대형 대여금고 11개가 필요한 셈이다.
무게도 엄청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 지폐 한 장의 무게는 0.97±0.005g, 0.965~0.975g이라는 얘기다. 5만원권 2천장이 1억원으로 1,940g. 순수하게 돈의 무게만 따졌을 때 110억원이면 213.4㎏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100억원을 대여금고에 보관하려면 금고도 많이 필요하지만 운반도 쉽지 않은 금액"이라며 "몇 억원 정도는 보관이 쉽지 않겠느냐"고 했다.
흔히들 돈가방으로 애용된다는 '007가방'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가로 460㎜, 세로 320㎜, 높이 115㎜ 정도로 들어갈 수 있는 돈은 5억원가량에 그쳤다. 크기로 보면 7억원가량 들어가는 부피지만 잠금장치 등으로 꽉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5만원권 유통 잔액은 20조1천76억원으로 1만원권 유통잔액 20조761억원을 추월했으며 장수로 따지면 4억 장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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