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27 재보선 직후인 5월 초 개각을 단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5, 6개 부처를 대상으로 장관 후보군을 압축하고 검증작업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재보선 결과가 한나라당과 정부 및 청와대 진용을 원점에서부터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여권 핵심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재보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을 경우, 책임론은 일차적으로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로 향할 수밖에 없다. 안 대표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은 4'27 재보선 결과와 상관없이 변화와 쇄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선 것은 자신의 거취까지도 포함한 한나라당의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이는 '봉숭아학당'처럼 인식돼 온 최고위원회의 등 당 지도부의 개편은 물론이고 현재와 같은 수직적 당'청관계의 근본적인 변화와 쇄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가 공언하고 있는 변화와 쇄신의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들이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재보선 이후를 겨냥한 온갖 뒤숭숭한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한 영남권 한나라당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수도권과 영남권을 가리지 않고 어느 정도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도 "대안이 없기 때문에 재보선 결과와 야당의 변화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보선 결과는 성남 분당을 공천과정에서 정운찬 전 총리를 고집하면서 '실세논란'을 불러 일으킨 이재오 특임장관의 거취와도 연결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장관 스스로는 "당장 당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선거에 중립을 지켜야 할 국무위원으로서 야당으로부터 선거개입 논란을 야기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점에서 특임장관직을 유지하기가 쉽지않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현재의 당'정'청 진용 전체를 재편해야 한다는 인식이 여권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개각 대상이 중폭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의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의 정종환 장관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 등은 이 정부 출범 때부터 일해오면서 교체시기를 지난데다 비상경제 체제를 이끌어오며 피로감이 쌓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 재임 2년이 지난 현인택 통일부 장관 및 구제역사태를 수습한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5, 6명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8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준규 검찰총장 후임 등 사정라인 개편도 예정돼 있는데다 일부 청와대 참모들이 내각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청와대 개편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 등 청와대의 두 중심축이 움직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임 실장과 백 실장 모두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데다 이재오 장관 측에서 이번 분당을 보선에 패할 경우, 임 실장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분당을 후보 공천 과정에서 이 장관 측이 정 전 총리를 고집하자 임 실장이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지원했기 때문에 선거결과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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