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57)등산모임 '대등이오회' 들안길 '주문진' 등푸른생선회 전문점

등푸른 생선 독특한 맛에 웰빙, 그리고 착한 가격

미국인들이 즐겨 쓰는 말 중에 "무엇을 먹는가가 우리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몸은 먹는 음식에 의해 모양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다. 요즘 등푸른 생선집이 인기다. 성인병의 대명사인 고혈압과 심장병 등 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대구등산학교 단기반 25기 동기 모임인 '대등이오회' 회원들도 들안길 등푸른 생선회 전문점 '주문진'을 자주 찾는다. 대등이오회 김원길 회장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등푸른 생선의 독특한 맛을 즐기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라고 말한다.

에스키모인들은 동맥경화와 심장병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고등어와 꽁치, 정어리 등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이란다. 최근 들어 등푸른 생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메가 지방산과 핵산, DHA 등 몸에 유익한 지방산 때문에 심장질환 예방 효과 등 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대등이오회'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의기투합한 모임이다. 의리와 단합, 정열이 상징이다. 회원 구성도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하지만 세대 차이는 거의 없다. 끈끈한 정을 자랑한다. 대구등산학교에서 함께 교육을 받으며 동고동락한 동기생들이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정기모임과 '번개팅'을 할 때 늘 대구 수성구 들안길 '주문진' 식당에 모여 등푸른 생선 무침회를 즐긴다.

강원도가 고향인 박수현(45) 대표가 강원도 특유의 음식을 접목해 색다른 맛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문진'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오랜 단골이다. '주문진' 박 대표는 "등푸른 생선은 대부분 멸치, 꽁치, 고등어, 청어 등 계절과 물때에 따라 그때그때 잡히는 생선을 사용한다"며 큼지막한 도자기 그릇에 다양한 야채와 함께 '청어무침회'를 내놓는다. 무침회는 뭐니 뭐니 해도 양념 맛이 좋아야 한다. '주문진' 식당이 내세우는 맛은 초장과 청정 채소다. 강원도 산나물도 빠지지 않는다. 무침회의 핵심인 초장은 박 대표의 고향인 강원도 강릉 소금강에서 재배한 복분자와 산수유를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야채 인심이 좋은 곳으로 이미 널리 소문이 나 있다. 아삭아삭 소리를 내며 연하게 씹히는 조선배추와 돌미나리, 치커리, 음나무와 가시오가피 순, 케일, 부추가 산더미처럼 등장해 눈이 번쩍 뜨인다. '대등이오회' 최세익(63) 고문은 "모든 채소는 박 사장의 고향마을에서 보내 온 유기농 청정채소"라며 "강원도 사람 특유의 후덕한 인심에 우리가 늘 호강하고 있다"고 칭찬한다. 박중배(43) 회원도 "싱싱한 회는 말할 것도 없고, 채소를 보면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손님을 대접하는 진심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청어무침회는 잘게 썬 양파, 다시마, 미역, 돌미나리에다 청양고추, 참기름, 깨소금 등 양념초장을 듬뿍 넣고 잘 버무리자 청정한 바다냄새가 확 풍기며 입안에 군침이 돈다. 불그스레하게 양념이 잘 밴 무침회를 야채에 쌈을 싸 한입 가득 맛보니 씹을 때마다 묘한 감칠맛이 입안을 황홀하게 만든다. 먹기 전에 '혹시 비린내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괜한 걱정이었다. 함께 등장한 황태국도 일품이다. 속이 시원해지면서 입 속이 단박에 깔끔해진다.

'대등이오회' 배애경(54) 부회장은 "대구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싱싱한 횟감에다 주인의 정성과 손맛이 절묘하게 어울려 멋진 맛이 탄생한다"며 "최고"라고 추천한다. 최역수(59) 부회장도 "그 맛의 매력에 빠져 다 먹기도 전에 일찌감치 한 접시 더 주문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경모(54) 회원과 손병익(51) 회원도 "밑반찬도 강원도 산나물 등 귀한 음식을 선보여 다른 횟집과 차별화 하고 있다"고 칭찬한다. 권태연(49) 회원은 "야채 속에 부추를 함께하면 더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며 "등푸른 생선회의 특징은 뒷맛이 깔끔하고 개운한 것이 특징"이라며 "바로 이 맛이 '주문진'을 찾게 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주문진'은 6개월 전에 영업을 시작했지만, 벌써 등푸른 생선회 맛을 즐기려는 단골손님이 많다. 광어, 도다리 등 횟감도 모두 자연산이다. 가을에는 싱싱한 회에 더덕과 도라지를 가미한 이색적인 회 맛을 즐길 수 있다.

박수현 대표는 "모든 재료를 건강음식과 연계해서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며 "양념 등 질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듬뿍 사용하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살짝 귀뜀한다.

'주문진'에서는 두 번 놀란다. 진정한 웰빙음식에다 너무 싼 가격 때문이다. 등푸른 생선은 꽁치+청어+멸치 무침회에다 식사까지 포함해 1인당 1만원이다. 등푸른 생선회는 계절에 따라 생선의 종류가 다양하게 변한다. 미주구리 회무침과 물회도 1인 1만원이다. 이외에도 도다리는 6만원, 자연산 잡어회는 8만원부터 15만원까지 다양하다. 예약은 053)765-8988.

##추천 메뉴-청어물회

물회는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청정한 회와 채소, 달콤새큼한 국물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물회는 재료에 따라 다른 맛을 내지만 청어물회는 쉽게 맛볼 수 없다. 등푸른 생선 횟집 '주문진'의 물회는 한방 웰빙을 기초로 한다. 특히 맛 국물이 남다르다. 항암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구지뽕나무를 달인 물로 맛국물을 만든 '건강물회'다.

등푸른 생선으로 만든 물회는 배, 오이 등 채소와 함께 씹히는 회맛과 함께 감칠맛 나는 양념맛에 이끌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기분 좋은 느낌이다. 적절하게 배합된 양념국물은 개운한 뒷맛을 남겨 은근하게 중독성을 일으킨다.

이홍섭기자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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