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실책' 공포에 빠졌다. 수비 실책 후 꼭 실점을 하는 양상이다. 승부처에서 나온 실책 때문에 승리를 날린 게 여러 번이다.
삼성은 1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서 어이없는 실책으로 어렵게 쌓은 공든 탑을 무너뜨렸다. 2대4로 뒤진 9회말 삼성은 마지막 공격에서 극적으로 2점을 보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2사 주자 1, 2루서 배영섭이 SK 정대현과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좌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들어 분위기는 삼성 쪽에 기우는 듯했다.
SK는 첫 타자만 상대하고 물러난 선발 송은범을 시작으로 고효준-전병두-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고 정대현이 동점을 허용하며 9회말 2사 후 사실상 마지막 카드인 이승호를 투입했다. 반면 삼성은 선발 카도쿠라가 7이닝을 소화해준 덕분에 불펜은 임현준-정현욱밖에 쓰지 않아 연장 마운드 운용이 훨씬 유리했다. 더욱이 뒤지고 있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상승세까지 보태지며 '승리'의 기대감까지 부풀고 있었다.
연장 10회초 삼성은 안지만을 투입해 진검승부의 마침표를 찍으려 했다. 하지만 실책이 모든 걸 날려버렸다. 대타 박재홍이 친 공이 평범하게 1루 쪽으로 굴러갔으나 박석민이 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다행히 안지만이 2명의 후속 타자를 잡아내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엔 2루수 신명철이 보이지 않는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사 후 박재상 타석 때 진갑용이 1루 대주자 김성현의 도루를 저지하려 2루에 공을 던졌다. 공은 주자의 길목으로 정확하게 날아가 완벽한 아웃타이밍이었으나 신명철이 제대로 잡지 못해 도루를 허용했다. 두 번의 어이없는 수비에 흔들린 안지만은 결국 박재상과 박정권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박석민은 이달 들어 치른 9경기서 5개의 실책을 범하며 수비에 허점을 드러냈다.
삼성 카도쿠라는 13일 만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4실점(3자책)으로 막았으나 팀이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내려와 한일통산 100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한편 이날 광주에서 KIA가 두산을 6대4로 물리치고, 사직에서 롯데가 넥센을 4대0으로 이기면서 중위권 싸움은 혼전에 빠져들었다. 16승16패가 된 삼성은 KIA에 공동 4위를 허용했고 6위 롯데는 삼성을 1경기차로 쫓게 됐다. 3위 두산은 6위 롯데에 겨우 1.5경기차로 앞서 있다. 잠실에선 LG가 한화에 1대0 승리를 거두며 전날 역전패를 설욕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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