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과 의성지역에서 작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얻은 경제적 여유를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과 조금씩 나누면서 살고 싶습니다."
동성환경산업㈜ 이재업(57·사진) 사장은 지난해 지역의 장애인 학생들을 후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뜻하지 않게 '가난한 장애인 학생들의 산타 할아버지'가 됐다.
의성군 단촌면 방하리 산기슭에 위치한 동성환경산업 이 사장 집무실에는 이 사장의 후원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장애인 학생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여행에서 찍은 사진과 감사의 글을 담은 액자, 교사들의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화분이 가득하다.
이 사장은 400여만원을 후원해 안동 영명학교 도촌분교 학생과 교사 등 32명이 지난달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용인 에버랜드와 남이섬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도록 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지적장애를 안고 있으면서 대부분 30~60대의 나이로 부모가 없거나 가난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학교 밖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의 후원이 더없이 큰 의미가 되고 있다.
학생들과 이 사장의 인연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명학교 도촌분교 배연일(대구한의대대학원 노인의료복지학과 객원교수) 분교장이 학생들에게 해외여행 기회를 주기 위해 전국의 기업과 단체 100여 곳에 사연을 보내 후원자를 찾았지만 실패했다.
학생들의 해외여행을 포기하기 직전, 우연히 만난 중학교 동기생이었던 이 사장이 사연을 전해 듣고 그 자리에서 후원을 약속, 2천4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이 사장은 "당시 100여 곳의 기업과 단체에서 한곳도 후원자로 나서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기업인으로서 부끄러웠다. 내가 가진 것을 나보다 덜 가진 사람들과 조금 나눴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장애 학생을 후원한 것이 알려져 지난 2월 9일 '대한민국의 꿈을 가꾸는 사람들'에 선정됐다. 이 일로 청와대로 초청돼 대통령 내외와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이 외에도 부인과 함께 안동지역 초등학생 5명에게 급식비를 지원하고 장애인후원회 활동, 무료급식소 쌀 지원, 결손가정돕기, 도시락배달 봉사 등을 남모르게 해오고 있다. 또 안동청년유도회장과 한국건설자원협회 중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안동상공회의소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왕성한 사회활동도 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의 추석은?…두 아들과 고향 찾아 "경치와 꽃내음 여전해"
정청래, 다친 손 공개하며 "무정부 상태…내 몸 내가 지켜야"
홍준표 "김건희, 지금 나올 때 아냐…국민 더 힘들게 할 수도"
조국, 대선 출마 질문에 "아직 일러…이재명 비해 능력 모자라다"
[단독] 동대구역 50년 가로수길 훼손 최소화…엑스코선 건설 '녹색 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