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정태의 중국책읽기] 중국농민이 미국을 구원하다

중국농민이 미국을 구원하다. 蕭金泉샤오진추안,
중국농민이 미국을 구원하다. 蕭金泉샤오진추안, '誰來拯救美國 누가 미국을 구원 하는가'(北京: 機械工業出版社, 2009)

자동차를 타고 베이징의 장안대로를 달려본 적이 있습니까? 만약 그런 적이 없다면 중국방문의 기회가 있을 때 천안문광장을 가로지르는 장안대로를 동서축으로 달려보시길 권합니다. 그러면 '누가 미국을 구원 하는가'(북경:기계공업출판사, 2009)의 저자 샤오진추안이 던진 화두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인구의 2억 6천만 명이 기아선상에 허덕이던 중국 대신 압도적인 위용과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중국의 실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건축디자인 전시회장을 방불케 하는 각양각색 건축물들의 외양은 차치하고 국제금융기업, 최첨단 전시관, 세계명품기업, 수천 년 역사유물들의 면면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는 이 누구나 '세계를 품은 중국'을 상상하게 될 것입니다. 더욱이 눈에 보이는 모든 건축물들이 나이 서른이 채 안된 젊은 건물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중국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의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쇠퇴하기 시작한 미국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가 중국이라고 말합니다. 전통 있는 젊은 국가 중국만이 미국의 새로운 시장이자 경제 파트너가 될 자격이 있다고 합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폭풍과 경제위기가 도래했을 때 그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의 부도를 막은 것은 중국이었고, 결과적으로 중국인구의 절반 이상인 중국농민이 미국을 살린 꼴이 된 것입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중국농민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 미국농장주의 쇠고기가 중국식탁에 오르고, 중국농민의 손에 돈이 생기면 미국기업의 생산품이 중국시장으로 팔려나갑니다. 중국농촌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기초설비공사가 진행되면 미국의 자본투자가 활기를 띠게 됩니다. 결국 '중국의 농촌이 미국의 도시를 포위'하는 신판 중국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미국과 중국 양국은 물과 불처럼 융합될 수 없는 사이지만 그렇다고 분리하거나 버리기도 어려운 관계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사고, 생활방식, 사회체제, 운용방식 등은 서로 다르지만 전지구적인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려면 함께 손을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G2로 향하는 중국이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맞아 자신감과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이정태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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