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장기화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의 도심권 이전 문제를 오는 9월 말까지 매듭짓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최근 양북 주민 설득작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제기된 도심권 이전 문제는 올 초 경주시의 핵심 쟁점이었지만 도심권 반대를 주장하는 양북 주민들의 반발로 대립각만 세운 채 양측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는 이 문제가 9월을 넘길 경우 총선과 대선 정국에 들어서기 때문에 사실상 이전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도심권 이전 문제가 '제2라운드'로 접어든 것이다.
하지만 도심권 이전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시는 최근 이전 문제를 재개하면서 기존 주민 설득 방법이었던 '맨투맨'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데다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당근책이 필요하지만 설득에 필요한 대체사업이 전혀 없어 2라운드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수원이 경주시로 이체한 에너지 박물관 건립비용 2천억원에 대해서도 경주시는 당근책으로 여기고 있지만 양북면 주민들은 도심권 이전을 하지 않아도 당연히 동경주 몫으로 생각하면서 이견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주시의 한 고위간부는 "도심권 이전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주민들을 설득할 방법이 없다"면서 "주민설득을 재개했지만 도심권 이전이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어려움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경주지역 시민단체대표들과 동경주 주민들 간의 찬반 집회도 잇따라 열릴 것으로 보여 양측 주민들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사)경주지역통합발전협의회'(회장 임창구)는 경주중앙예식장에서 모임을 갖고 '한수원 본사 도심권이전'의 조속 결정을 위한 건의를 중앙정부에 하기로 합의했다. 또 이달부터 경주시 국장급과 과장급 직원, 연고지 시청 직원들을 잇따라 양북면 등에 파견,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양북면 주민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집행부를 새로게 구성하고 2라운드에 대비하고 있는 등 여전히 강성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 양북면 발전협의회장인 임병석 씨와 양북면이장단협의회장 김원수 씨, 전 비대위 여성부위원장 이춘옥 씨 등 3인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전환해 이전 반대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양북면 지역 19개 관변단체들마저 비대위에 참여해 도심권 이전 문제가 경주시와 양북면 주민들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최근 집행부가 새롭게 구성되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한수원 본사가 양북면 장항리로 와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한수원 본사는 오는 2014년 10월까지 이전완료가 계획돼 있지만 당초 예정지인 양북면 장항리에는 문화재 발굴조사 외에는 본사 이전을 위한 모든 절차가 중단된 상태이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최근 언론 등을 통해 "한수원 본사의 도심권 이전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수원 본사 이전은 당초 예정지로 가든지, 도심권 이전으로 결정이 나든지 2014년 이전을 위해서는 늦어도 올해 안으로 설계용역에 들어가야 하는데, 양측의 입장이 팽팽해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