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락증시 6일간 208조원 증발 '1년 국민 세금'

9일 하루 184p 하락, 사상 최대 폭 기록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증시가 6거래일간 폭락하면서 각종 진기록을 내놓고 있다.

주말을 포함해도 8일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충격파나 여진은 IMF나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능가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선 6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370.96포인트(17.08%) 폭락하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208조9천870억원이 사라졌다. 시총 감소폭은 2009년 우리나라 국민이 낸 세금 총액과 비슷한 규모다.

특히 9일 코스피는 장중 하락폭이 184.77포인트로, 전날 143.75포인트에 이어 하루 만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당시를 제외하면 최다 일수다.

최근 6거래일간 17.1%나 하락했으며 IMF 구제금융 당시인 1997년 11월 28일에는 6거래일 연속 18.6% 떨어졌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 24일에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에 그쳤다.

'공포지수'로 알려진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장 초반에 70.33까지 치솟았다. 2008년 11월 26일(74.41) 이후 최고였다. 지수는 전날보다 14.85포인트(42.12%) 뛴 50.11로 마감했다.

6거래일간 폭락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515개(55%), 코스닥시장에서 603개(58%) 종목의 주가가 장중 올 들어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등락장을 오가면서도 주식거래 또한 증가하는 특이한 모습도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량은 6억7천747만 주로 2009년 6월 3일 7억3천150만 주 이후 가장 많았고 거래대금은 13조3천364억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롤러코스트 장세가 이어지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사이트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번 폭락장에도 역시 '외국인의 힘'은 어김없이 위력을 발휘했다.

외국인은 9일 하루에만 1조2천억원가량의 주식을 팔아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6거래일 안 순매도 금액은 3조2천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운송장비(-3천246억원) 화학(-2천477억원) 전기전자(-1천678억원) 등 수출 업종에서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주식시장 탈출은 길게 보면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됐다.

유럽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던 이 무렵부터 외국인은 '팔자'에 나서 7월 22일과 8월 1일 이틀을 제외하고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9일 급락한 지수를 막판에 끌어올린 것은 코스피 구원 투수인 '연기금'이었다.

기관은 이날 9천19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2007년 9월 19일 9천550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최대치다. 연기금은 5천53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으며 국내 기관은 5일부터 적극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서 이날까지 모두 2조4천637억원을 사들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