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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책!] 천년 벗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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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벗과의 대화/안대회 지음/민음사 펴냄

저자가 그동안 읽은 옛 책들에서 시선을 끌고 마음을 사로잡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쓴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세숫대야를 비롯해 베개, 담배통, 거울, 신발, 문갑, 필통 등 온갖 일용 잡기를 만들 때 그저 아름다운 모양과 품질만을 따지지 않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해야 할 의무를 기물명(器物銘)으로 새겨 넣은 선비들, 화급할수록 기지 넘치는 말을 구사하고 시를 통해 생각을 표현하고자 했던 정치가, 개구리 울음소리에 밤잠을 설쳐 가며 개인의 소외와 고독에 대해 생각한 학자들의 모습은 깊은 감동과 울림으로 다가온다.

연암 박지원은 기묘한 인연으로 만난 벗이라 할지라도 그와 더불어 나누는 대화가 무료하고 함께하는 행동이 구차하다면 차라리 홀로 책 속에서 벗을 찾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진정한 친구란 그저 만나서 무료한 시간을 때우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한 친구라면 함께하는 시간에 나누는 대화가 천박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함께하는 행동이 더럽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짧은 고전 글귀에 맑은 기운이 불쑥 찾아오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때, 수백 년 전 선인들과 만나는 순간이다. 직접 대면한다면 말도 뜻도 제대로 통하지 않을 과거의 사람들이지만, 저마다 자신만의 책 둥지를 틀고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벗할 수 있다.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는 그 한 편 한 편이 우리 사는 모습과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현실주의라는 명목 하에 불의와 타협하고, 이익의 추구가 시대정신의 하나가 된 오늘날 선인들의 삶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화와 삶이 곤고해 질 때마다 우리가 고전을 들추어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50쪽, 1만4천원.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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