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케이 애쉬(Mary Kay Ash)가 화장품 회사 '메리 케이'를 차린 것은 1963년이었다. 당시 그녀는 주방용품 세일즈를 하던 40대 이혼녀였다. 자신의 처지가 "시체 안치소에서 나와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유령과 같았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처참했지만 '열정' 하나로 여성을 위한 꿈의 회사를 만들고자 회사를 창립했다. 그리고 지금 미국 방문 판매 1위 브랜드가 되었으며 16년 연속 스킨케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다. 직원들이 절대 떠나고 싶지 않은 직장 미국 내 100대 회사에 당당히 속해 있다.
메리 케이의 성공 요인은 수없이 많지만 그 중에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성공 사다리' (Ladder of Success)다. '회사가 점점 성장함에 따라 판매 회의나 세미나 규모도 커져 갔다. 매년 수천 명의 여성들이 댈러스에 모여 판매원들의 연설을 경청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시상식이 있는 밤이었다. 회사는 할당된 양의 상품을 판매한 컨설턴트들에게 성공의 사다리 상을 수여했다. 그리고 컨설턴트들이 사다리 한 계단을 오를 때마다 새로운 휘장을 달아주었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성공을 상징하는 핑크 캐딜락을 상으로 받았다.'(다니엘 그로스 저 '미국을 만든 비즈니스 영웅 20' 중에서)
이렇듯 사다리는 성공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다리 이론은 케임브리지 대학의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선진국들을 비판했다. 이미 올라온 다음에는 뒤에 오는 사람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그 사다리를 걷어차 버린다는 뜻이다. 선진국들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난 이후 후발주자의 진입을 막음으로써 자신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려고 갖은 수단을 쓰는 자본주의 행태를 꼬집은 표현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엊그제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충분한 교육 기회를 부여해 사회적 계층 이동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며 개인 재산 5천억 원을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에 출연한다고 선언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추가 출연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니 '성공 사다리'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다리는 희망이요 꿈이다. 자본주의가 급성장하면서 우리 사회에도 보이지 않는 '사다리 걷어차기'가 많았었다. 이제 새로운 성공 사다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윤주태(객원논설위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