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설, 신당 창당설이 끊이지 않는데다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안 교수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3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교수가 신당을 만들면 함께할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이 당내에 없느냐'는 질문에 "있을 수 있다"며 한나라당 일부의 이탈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다만 "저 자신이야 전혀 그런 생각을 갖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원희룡 최고위원은 28일 "안 교수처럼 건강하고 존경받는 인물이 대통령을 하겠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가 당내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30일 "오해를 빚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실제로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질 경우 참여할 여야 인사가 꽤 많으며 내년 총선에서 30석은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교수가 기성 정당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과거 강연 내용도 파장을 낳고 있다. 서울대 출판문화원이 이날 펴낸 안 교수 강연집 '안철수, 경영의 원칙'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3월 서울대 강연에서 정치와 전쟁의 차이점에 대해 "전쟁은 적을 믿으면 안 되는 반면 정치는 적을 믿어야 된다고 한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우리나라에는 정치가 없다"고 밝혔다. '정치에는 생각 없느냐'는 질문에는 "매 순간 열심히 살다 보면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더라. 어떤 일을 하든 가장 의미를 느낄 수 있고 재밌게,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안 한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 교수는 1일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가 경기도 성남 판교 사옥에서 발표하는 회사 차원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정치적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안 교수는 최근 자신이 보유한 이 연구소 주식 지분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키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운용 방식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 교수가 강남 또는 주소지가 있는 용산에 출마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는 가운데 안 교수에 대한 지지도는 여전히 높게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달 23~25일 실시한 20~50대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고민을 털어놓고 상의하고 싶은 후보'로 안 교수는 41.0%의 응답을 받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21.3%)를 앞섰다. '대선 후보군 중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란 질문에도 안 교수(37.0%)는 박 전 대표(19.7%)보다 높았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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