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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휘의 교열 斷想] 한참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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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림이 간 지 한창 만에 김억석이는 뒷산 파수막을 돌아서 집으로 내려갔다." "한참 꿈과 희망을 키우며 밝고 건강하게 자라야 할 아이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이 안타까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다." "여름이 한창 무르익다."

앞의 예문에 나오는 '한참'과 '한창'에 대해 알아보자.

'한참'은 시간이 상당히 지나는 동안을 뜻하며 "그들은 폐허가 된 집터를 한참이나 둘러보았다." "심동호 씨는 굵은 목을 좌우로 돌리며 처연한 표정으로 집 안의 여기저기에 한참씩 눈을 주었다."로 쓰인다. '한창'은 명사로서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 또는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때를 뜻한다. "요즈음 동해안 어촌에서는 명태잡이와 가자미, 도루묵 조업이 한창이다." "마당가에선 품앗이 온 상호네 일꾼 동칠이를 놓고 젊은 패들 장난이 한창이었다."로 쓰인다. '한창'은 또 부사로도 쓰이어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모양 또는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모양을 뜻하며 "다방 안은 날씨가 좋지 못한 탓인지 한창 붐빌 시각인데도 손님이 별로 없었다."로 활용한다. 앞서의 문장에서 '한창 만에'는 '한참 만에', '한참 바쁜 때라서'는 '한창 바쁜 때라서'의 잘못이다.

최근에 유행처럼 멘토(mentor)라는 말을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다. 멘토는 충실하고 현명한 조언자, 상담자 또는 인생의 안내자라는 뜻으로 쓰인다. 이 말의 유래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에 나온다. 오디세이가 뜻하지 않게 트로이 전쟁에 출전하게 되자, 절친한 친구이며 신하인 멘토에게 자신의 집안과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부탁한다. 멘토는 텔레마코스에게 친구이며 상담자로서 지혜를 주고 현명한 삶을 선택하도록 도와주었다. 우리에게도 이런 인생의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 자신을 이해해 주고 삶의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좋다. 좋은 멘토를 만나 진지하게 삶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를 나누는 만남을 한다면 삶이 건강해지고, 용기와 힘이 생길 것이다.

의심과 믿음은 서로 다른 인생을 만들어 낸다. 의심은 '왜' 하고 묻게 하지만, 믿음은 '예' 하고 순종하게 한다. 의심은 다가올 미래를 두렵게 하지만, 믿음은 미래를 희망차게 한다. 의심은 관계를 단절시키지만, 믿음은 관계를 이어준다. 필요치 않는 의심보다 믿음으로 사는 삶은 서로에게 더욱더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되기에 멘토는 우리에게 필요하다.

텔레비전 개그 프로의 한 코너인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 주는 남자)이 요즘 한창 유행이다. 우리말도 이렇게 시원하게 풀이해 줄 수 있는 애정남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솔직히 우리말은 만만치 않다. 우리말 '애정남'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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