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현수의 시와 함께] 눈 속의 사막(문인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눈에, 두어 알 모래가 든 것 같다.

안구건조증이다. 이럴 땐 인공누액을 한 두 방울

'점안'하면 한결 낫다. 이건… 마음의 사막이 몰래 알 슬어 공연히 불러들인 눈물이다. 하긴,

사람의 눈물은 모두 사람이 만드는 것. 그 눈물 퍼 올려

너에게로 가야 하는 메마른 과목이 있다.

"눈에 밟힌다"는 말은 참 새록새록 기가 막힌다. 그 누군가를 하필 가장 예민한 눈에다 넣고, 그 눈으로 자주, 사무치게 자근자근 밟아댔을 테니,

어찌 아프지 않았겠나, 눈앞이 정말 깜깜하지 않았겠나, 그래, 눈물 나지 않았겠나.

그리운 사정을 이토록 가슴에 박히는 듯 압축한, 극에 달한 절창이

세상 어디에, 언제, 또 있을까 싶다.

그러나 눈에, 그 엄청난 황사를 설마 다 몰아넣고 그걸 또 남김없이 밟으며 끝까지 헤쳐 갔겠는지… 아무튼, 사람의 눈물은 실로 무진장해, 그 강물

그 눈에, 방울방울 댔을 거다. 그러니까, 낙타는 제 눈 속의 배다. 하지만 본래,

도저히 가닿을 수 없는 것이 그리움 아니냐. 눈에, 눈물은 또 여물처럼 모래를 씹는 짐승,

그 슬픔 건너는 길이었을 것이다.

서정적으로 순도가 높은 시를 보여주는 문인수 시인이 또 좋은 작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엔 눈물 이야기네요. 시인은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나 봅니다. 눈에 모래가 들어간 듯 불편한 증상에서 시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눈에 밟히는 모래는 '마음의 사막'에서 나온 것이지요. 그래서 눈물이 나고, 우리는 그 눈물로 일상의 메마른 사막을 건너 '너'에게로 가는 겁니다. 그리움이란 이처럼 누군가를 눈에 넣고 밟는 것처럼 아픈 것이고 눈물겨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그 엄청난 황사, 그 넓은 사막을 눈물로 건너는 우리는 낙타입니다. 낙타는 모래가 밟히는 눈 속을 건너는 배이고요. 세상에, 안구건조증에서 시작하여 그리움의 본질에 닿는 이런 여행도 있습니다. 시인'경북대교수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대구의 '첫 여성 단체장'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의 경제적 문제를 해...
이달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어서며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중동 전쟁의 여파로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있어 1,500...
경기 남양주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40대 남성 A씨가 의식 불명 상태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지연되고 있으며, A씨는 범행 후 전자발찌...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폭격으로 중동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살해하겠다고 공언했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