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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의 詩 '청포도' 원산지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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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회 발상지 논란…청림동 테마거리 조성 보류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이육사의 시 '청포도' 서문)

이육사 시인이 '청포도'를 지은 곳은 과연 어디일까.

포항시가 이육사 시인을 기리기 위해 청포도 테마거리를 조성하려 했지만, 시(詩) 발상지에 관한 논란에 부딪혀 최근 유보됐다.

포항시는 이육사 시인이 옛날 남구 청림동과 동해면, 오천읍 일대에 펼쳐져 있던 포도밭을 바라보며 시 '청포도'를 지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남구 청림동에 '청포도 산책길(500여m) 구축 사업' 예산 8천만원을 편성했다. 평범한 가로수를 청포도 울타리로 바꿔 지역 특색을 살리고, 시의 배경을 관광자원화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사업 주체는 해당 사업의 아이디어를 처음 제출한 청림동주민센터에서 맡았다.

하지만 이 사업은 계획 1달 만에 무기한 보류됐다. 지난해 12월 포항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동해면 시의원들이 사업 주체권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포항시의회는 이육사 시인이 포항에 기거했을 당시 동해면 도구리의 포도밭에서 일을 한 기록이 있으며, 청림동에는 아주 적은 양의 포도밭만 있었다는 의견이 제기돼 해당 사업을 보류했다는 것.

포항시의회 이상훈 의원(동해'구룡포'장기'호미곶)은 "동해면 도구리에는 지금도 포도농장에서 유래한 '농장'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이곳에서 시인이 일을 하며 시 '청포도'를 지었다"며 "과거 동해면과 청림동의 포도밭 비율은 9대 1 정도로 동해면이 많았다. 그런데 청림동을 중심으로 테마거리가 조성되면 역사적 사실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이 연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사학계와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업 주체에 대한 분쟁에 앞서 포항시 전체의 발전을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의 한 향토사학자는 "과거 청림동과 동해면을 잇는 넓은 포도밭이 있었으며, 일제의 탄압을 피해 포항시 송도동으로 피신했던 이육사 시인이 이곳을 바라보고 시를 지었다는 사실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두 곳을 연계해 청포도 테마거리를 조성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특정 지역이 아니라 포항시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의 배경이 포항이라고는 하나, 호미곶 광장에 있는 시비를 제외하고는 지금껏 청포도를 알리기 위한 문화사업이 없었다"면서 "이 사업을 계기로 시의 배경이 됐던 과거 포도밭 분위기를 되살리고, 이육사 선생을 재조명하기 위한 각종 사업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었는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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