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주부 박은영(대구 수성구 상동) 씨는 딸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마음이 설렌다. 학교생활에 필요한 학용품과 책가방 준비는 물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아이 방을 꾸미는 데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아이 방 어떻게 꾸밀까?
학교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아이의 방을 어떻게 꾸며주는가는 아이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 방의 인테리어는 아이의 성격 형성이나 두뇌 계발, 창의력과 집중력 향상, 신체적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외형뿐 아니라 기능과 디자인, 색채의 조화까지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아이 방의 가구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생활도구인 만큼 심리적, 인체공학적, 신체적 요소를 감안해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갑자기 일방적으로 환경에 변화를 주면 아이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아이의 의견을 반영해 방을 꾸며 주는 게 좋다. 어린 시절 활동성이 강한 아이들은 누구의 속박도 받고 싶지 않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꿈과 환상으로 가득 찬 자유로운 공간에서 생활하도록 하면 커서 심리적 안정은 물론 균형 잡힌 감각도 발달한다.
특히 초등학생 때는 신체적, 지적, 사회성 발달이 활발히 진행되는 시기다. 이때에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의식이 생겨나 아이들이 자신의 방 안에서 학습, 취미, 수면 등 모든 활동을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해진다. 이때 부모는 아이들이 자신만의 공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그 안에서 사색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방이라고 해서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책상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바닥과 벽, 천장의 마감재, 가구, 커튼, 블라인드, 침대, 액자, 시계 등 아이 방에 들어가는 모든 가구와 액세서리의 색상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면적이 넓고 쉽게 바꾸기 어려운 곳에는 밝고 연한 색을 사용하고, 작은 가구나 커튼 등 바꾸기 쉬운 것에는 채도가 높은 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 방은 장난감과 크고 작은 가방 등으로 복잡해지기 쉬우므로 색채를 통일하는 것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비결이다. 또한 보색을 부분적으로 사용하면 아이 방을 훨씬 활기차게 만들 수 있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을 위해 침구나 커튼은 땀을 잘 흡수하고 관리도 쉬운 면이나 마 등 천연소재를 사용하면 좋다.
◆'책상'은 아이 방 꾸미기 핵심
아이 공부방 꾸미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책상이다. 책상은 아이의 학습 습관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이의 성격과 학습 형태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생 연령대는 신체적으로 성장 속도가 빠르게 이뤄지는 시기이다. 아이의 성장에 맞춰 책상이나 의자 높이를 조절해 주고 설계 및 조립이 가능한 시스템 가구를 활용하면 좋다.
책상에는 고정식과 이동식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정돼 있는 책상은 독서실과 같은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산만한 아이의 집중력 향상에 좋다. 또 책꽂이를 앞쪽에 배치하면 안정감 있는 공부방 분위기를 낼 수 있고 책을 꺼내보기 쉽기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학습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책꽂이가 앞쪽에 있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책상 옆쪽에 책꽂이를 둘 수 있는 h형 책상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이제 학습을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어떤 책상을 고를까 고민이 된다면 이동식 책상을 권한다. 책상을 움직여 책꽂이가 앞쪽에 놓이도록 하거나 옆쪽에 놓이도록 손쉽게 바꿀 수 있다. 또한 부모나 방문교사와 함께 공부할 때 책상을 움직여 아이의 반응을 파악할 수 있으므로 학습지도에 도움이 된다. 아이의 자세가 불안정하다면 바른 자세를 유도하는 책상을 고르는 게 좋다. 허리와 등을 굽히는 습관이 있다면 각도 조절이 되는 책상을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책상 상판을 경사지게 놓으면 자연스레 시선이 위쪽으로 향하게 돼 허리를 편 자세를 유도할 수 있다.
시중에는 심플한 일반'서랍형 책상, 넓은 코너형 배치가 가능한 하부 책상형, 깔끔한 수납을 위한 h형 책상, 두 자녀가 함께 공부할 수 있는 2인용 책상 등 아이 방의 구조와 크기에 따라 독창적인 학습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책상이 나와 있다. 또한 책상 컬러도 오크, 월넛, 화이트 등으로 방 분위기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특히 학습 영역에 따라 적절한 색 온도로 조절할 수 있는 스터디 조명도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언어 영역은 밝은 빛, 탐구 영역은 은은한 빛, 창의력 영역은 불그스레한 빛 등으로 학습 분위기를 맞춰준다. 스터디 조명은 일반 조명에 비해 높은 조도와 배선 처리로 깔끔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아이 방은 놀이와 학습을 동시에 하는 공간이다. 책상 하단의 수납공간을 활용해 깔끔하게 정돈해주는 게 좋다. 휴대전화'전자수첩 등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물품들이 과거에 비해 폭증했기 때문이다.
책상과 더불어 의자 선택도 중요하다. 산만한 아이에게는 고정식 의자가 좋다. 고정식 의자는 바퀴를 고정해 앉으면 의자가 움직이지 않지만 일어서면 자동적으로 움직인다. 초등학생의 경우 활동성이 강해 주의가 산만하므로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책장에 옷걸이를 부착해 주면 아이 스스로 옷이나 가방을 걸어 일찍부터 정리정돈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어 좋다.
##아이의 성격 유형별 방 꾸미기
▷집중력 있는 아이로 키우는 방=집중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의 경우 초록색을 중점적으로 배치하고 안정감을 주는 파란색으로 코디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아이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 한눈에 봐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색상으로 방을 꾸미는 게 좋다. 희미한 색상이나 잔잔한 꽃무늬 등은 예뻐 보일지는 몰라도 아이의 주의력을 떨어뜨려 산만하게 만든다.
▷긍정적인 아이로 키우는 방=어릴 때부터 주변 환경이나 변화에 예민한 아이들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정서적으로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긍정적이고 원만한 성격을 가질 수 있도록 방을 꾸며주고 싶다면 원색보다는 편안한 느낌의 파스텔 톤으로 꾸미는 것이 중요하다. 톡톡 튀는 색깔보다 부드러운 색감으로 벽지와 가구, 소품까지 선택해야 한다. 복잡한 무늬의 벽지나 여러 종류의 색상이 뒤섞여 있으면 아이가 더욱 불안하게 느낄 수 있다.
▷창의력 풍부한 아이로 키우는 방=빨강, 노랑, 오렌지색 등은 성장기 아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으로 신체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성장을 더욱 촉진시켜준다. 벽지나 가구를 살구색이나 연노랑색 등 생기가 도는 색을 사용하고 꽃, 나무, 동물 그림으로 장식해 단조로움을 피하면 창의력 계발에 도움이 된다.
▷차분한 아이로 키우는 방=성격이 급하고 금방 싫증을 내는 아이라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푸른색 계통이 적당하다. 파란색은 감정을 가라앉히고 머리를 식혀주는 색이기 때문이다. 방 전체를 푸른색으로 하는 것보다 엷은 하늘색 톤의 벽지로 화사하게 꾸미고 가구나 소품은 짙은 파란색으로 골라주면 세련된 인테리어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가방 고르기, 이렇게
새 학기 준비물로 필수적인 것이 가방이다. 가방을 고를 때는 우선 가벼운 것이 좋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무리를 주지 않도록 천이나 에나멜 등 무거운 소재를 최소화하고 가벼운 원단을 사용해 가방의 무게를 최대한 줄인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이들의 허리에 꼭 맞게 설계된 등판시스템과 U자형 멜빵을 적용해 어깨의 무게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킨 것을 고르면 아이들이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최근 경기 불황 여파로 실용성이 뛰어난 가방도 눈에 띈다. 책가방은 물론 소풍 가방으로도 동시에 활용이 가능한 기능을 갖춘 제품과 하나의 가방으로 2가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가방도 인기를 끌고 있다. 디자인 부분에서는 여아의 경우 핑크색에 앙증맞은 리본이 달린 것이 대세이며, 남아의 경우 자동차. 로봇 등 캐릭터로 흥밋거리를 유발하는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백프라자점 헤드숍 장정훈 매니저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위해 새 학기 아동 가방을 고를 때는 무엇보다 경량성과 내구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학부모와 아이가 직접 가방을 들어본 후에 가볍고 튼튼한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디자인의 경우 아이들의 요구와 맞지 않을 경우 무조건 부모의 의견을 강요하기보다는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도움말'정길중 ㈜한샘인테리어 수성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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