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 밥값 하자"…새누리 6월 세비반납 결의

"개원 지연 무노동 무임금"

"밥값 하는 국회 만들겠다."

새누리당은 19일 의원총회를 열고 야당과 장기간 원(院) 구성을 타결하지 못해 국회가 공전(空轉)하고 있는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소속 의원들의 6월 세비 전액을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첫 세비 지급일을 하루 앞둔 1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 대다수의 찬성으로 세비 반납을 결의했다"며 "19대 국회 개원이 지연된 데 대한 정치적 책임 및 총선 공약 실천 1호의 의미"라고 밝혔다. '밥값' 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19대 국회 첫 월급을 모두 반납하겠다는 것이다. 특정 정당의 국회의원이 단체로 세비를 전액 자진 반납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새누리당은 6월 세비를 의원들의 세비 통장이 아닌 당 계좌로 입금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의총에서 의원들에게 '세비 원천징수'를 위한 세비 공제 동의서를 받았다. 소속 의원 150명 중 이날 의총에 참석한 141명이 동의서에 서명했다. 해외 출장 및 연락이 닿지 않은 나머지 의원들에겐 자신의 세비 통장에 입금되는대로 당에 반납할 예정이라고 한 당직자가 설명했다.

새누리당 의원이 모두 세비 반납에 동참할 경우 세비는 모두 15억5천만원에 이른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반납 세비는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보훈단체 등에 기부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임금 무노동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일부에선 세비 반납을 두고 잡음도 적지 않다. 이날 의총에서도 "광의의 의정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무노동 무임금'이란 용어가 적절치 않다", "여야 원내지도부의 불성실한 개원 협상에 책임이 있다" 등의 반발도 나왔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19일 "'무노동 무임금' 원칙의 무리한 적용과 19대 국회 개원 지연 등은 모두 원내지도부의 책임"이라며 '지도부 책임론'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무노동 무임금 얘기로 마치 의원들이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처럼 만들어 놨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하면서 "원 구성 난항도 원내지도부가 최적의 전략을 짜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의원들이 세비 반납으로 책임을 졌다면 원내지도부는 이와 별개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의 세비 반납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정치적 쇼'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것은 '어거지' 세비 반납이 아니라 국회 개원과 열정적인 의정 활동"이라며, "일 안 했으니 세비 반납하고 당당하게 국회 파행을 즐기겠다는 새누리당의 태도에 국민이 아연실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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