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은 3전시실에서 현대미술가 곽훈의 전시 '시(詩), 다(茶), 선(禪)'을 2013년 2월 17일까지 연다.
대구 달성 출신으로 한국과 미국 화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한국적 추상표현의 대가라고 평가받는다. 작가는 부정형한 화면 구성과 자유롭고 활달한 붓터치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추상표현주의적 작품으로 유명하다. 곽훈은 동양철학의 심오한 정신세계를 화폭에 담기 위해 한국적 재료인 흙, 종이, 나무, 도기 등을 오랫동안 사용해왔다. 작가의 독특한 정신성은 회화작품뿐만 아니라 설치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다.
대구미술관이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작가의 오랜 주제의식인 '시', '다', '선'. 작가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이 세 가지 주제 의식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서로 연관된 형태로 작품들이 전시된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올해 대구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작 '시(詩)'. 2층 천장 공간의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높이 4.6m, 가로·세로 9m의 대작이다. 작가에게 그림과 마찬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시'를 작품으로 표현한 것. 작가는 "내게서 시는 그림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오로지 얇은 순지와 설치를 위한 가는 실만을 이용해 제작된 작품은 자연광이 들어오는 천창에 설치돼 빛의 변화를 섬세하게 뿜어낸다. 빛, 공기, 바람, 습도 등 외부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 작품은 시적 명상의 세계로 유도한다.
'다(茶)'의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 '다완'은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개된 대표적 설치작품이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표면의 색이 바래거나 녹슬고 부식된 다완들의 형상은 자연과 관계하며 형성되는 한국의 미의식을 보여준다. 1998년 제작된 이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100개의 다완들이 대구미술관의 공간에 맞게 재설치된다.
'선(禪)'의 주제로 성찰과 수행적 행위에 초점을 맞춘 '관조'(2000년 작), '겁/소리'(1995년 작) 작품을 선보인다. 생과 사에 대한 작가의 성찰과 그에 따르는 수행적 행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겁/소리'는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선보인 이래로 다양한 형태로 소개되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선을 상징해왔다.
대구미술관 변수정 큐레이터는 "그동안 곽훈의 회화작품에 대해 가졌던 고정된 해석과 평가에서 벗어나 곽훈의 현재적 의미를 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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