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현수의 시와 함께] 흥분한다는 것/정일근

울산바다 고래바다에서 수천 마리 참돌고래 떼를 만나본 사람은 안다

그 흥분의 엔도르핀(endorphin)이 돌핀(dolphin)에서 왔다는 것을, 그건

내가 당신을 향해 맹목적이 될 때 내 속에 이미 돌고래 떼가 뛰고 있다는 말이다.

시의 맛은 단검과 같이 날렵한 데 있습니다. 많은 말을 허비하지 않고도, 더 날카롭고 명쾌한 의미를 던져주지 못 한다면 시가 따로 존재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말이 많아도 쓸 말이 없을 때, 시에서 말을 배워야 합니다.

참돌고래 떼를 보고 흥분한 사람만이 '엔도르핀'과 '돌핀'이라는 말의 관계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보고 흥분을 하였다면 내 속에 얼마나 많은 돌고래 떼가 뛰고 있다는 뜻일까, 생각해보면 바다보다 더 넓은 뜻이 거기 출렁이고 있습니다.

시인'경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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