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가 3일 국회에 나와 5월 당 중앙위원회 폭력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쉬운 일이라면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폭력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장본인으로서 3개월간 칩거하다 내놓은 말치고는 매우 부적절하다. 더욱이 지금의 통합진보당 상황을 보면 이 전 공동대표의 대선 출마 언급은 너무나 염치없고 상식 밖임을 알 수 있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분당 위기 상황에 놓여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구 당권파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사퇴가 무산되면서 이에 반발한 국민참여당계 당원 1천여 명이 탈당계를 쓴 상태이다. 신당권파인 강기갑 당 대표는 분당 없이 혁신 재창당을 추진하다 벽에 부딪히자 3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이 전 공동대표는 통합진보당이 이러한 상황에 이르게 된 데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
이 전 공동대표는 4'11 총선 비례대표 부정선거 논란을 빚은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감싸면서 구 당권파의 정파적 이득을 지키려 했다. 국민 대다수가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안에 대해 당 대표로서 제 역할을 하지 않음에 따라 정당의 존립 기반마저 흔들렸다. 그러한 이 전 공동대표가 대선 출마를 내비치는 것은 국고 보조금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읽히며 이 역시 정파적 이해에만 골몰하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존립과 분당의 갈림길에서 진로를 모색하는 데 집중해야 하며 대선 후보를 낼 상황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 전 공동대표는 자격 면에서 떨어지며 대선 후보로 나서려고 할 것이 아니라 더 자숙하고 성찰해야 한다. 통합진보당이 와해해 구 당권파가 제 갈 길을 간다 하더라도 뼈저린 자기반성 없이 정파적 목적만 추구한다면 설 자리는 없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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