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 지음/만인시인선 발행.
요즘은 흔치 않은 말이다. '금계랍'이란 단어. 저자는 이 시집의 제목이자 이 시집 속 대표적인 시인 '검은 맛'의 첫 구절에 이 단어를 등장시켰다. 아마도 젊은 세대들은 거의 모를 것이다. 엄마가 아이의 젖먹이를 뗄 때, 이제 더 이상 엄마의 젖을 찾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젖가슴에 바르는 쓰디쓴 빨간색 약이다. 이 시의 모티브는 이렇게 시작된다.
'오래전 엄마 젖꼭지에 묻었던 금계랍/ 겁나게 검은 맛/ 어른이 되는 건 쓴맛의 깊이를 알게 되는 것/ (중략)/ 영혼이 깃든 검은 맛/ 암 것도 모르고 그 때 이미/ 인생의 쓴맛 알아버렸다.'
어차피 인생은 쓴맛. 커가는 단계단계별로 쓴맛을 알아가며, 인생의 깊이는 더해진다. 박지영은 금계랍에서 시작해 유아시절, 학창시절, 주부시절, 중년에 들어서 느끼는 쓰리고 때론 달콤한 감정 등을 구슬이 잘 꿰어진 듯 아름답고 반듯한 언어로 풀어냈다.
저자는 경북 의성 출신으로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주부로 두 아들을 키우면서 문인활동을 지속했다. 1992년 '심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서랍 속의 여자' '귀갑문 유리컵' 그리고 사진시집 '눈빛' 등을 출간했다.
93쪽, 8천원.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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