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81일 앞둔 대권 주자들에게 연휴는 없다. 추석 민심이 중요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어떤 현상이 균형을 깨고 한순간에 전파되는 극적인 순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28일 여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을 찾아 필승 각오를 다졌다. 지지율이 좀체 오르지 않아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반전을 위한 신발끈을 다시 졸라맨 것이다. 박 후보는 이날 대구 및 경북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여러분을 보니 더욱 사명감이 솟구치고 마음이 든든해지면서 힘이 난다"며 "수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겪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믿음과 신뢰, 늘 뒤에서 힘이 된 대구경북 시도민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신세를 갚고 보답해 드리는 기회가 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꼭 해야 된다"며 "새롭게 도약하는 대구경북의 비전을 만들고, 대구경북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되찾아 드리는 것이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주호영 대구선대위원장은 "스스로 폐족이라 칭하면서 사라졌던 친노 세력에게 다시 대한민국을 맡기겠는가. 아무 정당의 협조도 받을 수 없는 무소속 후보, 다운계약서'논문 표절'탈세 거짓말 등 까면 깔수록 의혹과 비리만 나오는 양파 후보에게 대한민국을 맡기겠는가"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강석호 경북도당 선대위원장도 "민주당은 자력으로 정권을 얻기 어려운 정당이며, 안철수 후보는 초등학생 같은 불안감을 보게 한다"고 가세했다. 이날 2012년 런던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재범 선수가 경북도당의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 출범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는 매일신문사 이창영 사장을 비롯한 지역 언론사 사장단 오찬, 천주교 대구대교구 방문에 이어 '민심의 바로미터'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명절을 앞두고 8천여 명(경찰 추산)이 모인 시장에서는 '박근혜'를 외치는 연호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30분 정도 시장 방문을 한 박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의 옥포면노인복지관에 들렀다. 노인복지관에 들어선 그는 "명절을 앞두고 고향 어르신께 인사드리러 왔다"며 "총선 때 더 큰 일 하라고 떠나 보내주셨는데 마음은 달성에 두고 산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박 후보는 대구경북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를 찾았다. 화공업체 '휴브글로벌'의 가스 유출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희생자 빈소에서 유가족을 위로했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에게 "추석을 앞두고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 얼마나 놀랐는가"라며 "농작물, 가축 등에 더 이상 피해가 안 생기도록 조치를 해달라. 근본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하고, 주민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빈소에선 유가족들에게 "어떻게 위로해드릴 길이 없다"며 구미시장 등에게 "자녀들이 공부를 잘 마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6시쯤 김천구미역에서 KTX 편으로 상경했다.
박 후보는 추석 연휴 첫날인 29일 서울 시립고덕 양로원을 방문한 뒤 나머지 기간에는 특별한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서울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정국 구상에 몰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추석 당일에는 동생 지만 씨의 집에서 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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