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헬기로 병원 옮겼으면 살았을 텐데…" 사망자마다 안타까운 사연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화학공장의 불산 누출사고로 숨진 직원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숨진 이모(49) 씨는 화상 치료를 위해 서울 큰 병원으로 옮겨 호흡기 치료를 받다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 씨는 세 아이를 둔 아버지로 평소 성실하고 직원들 간 사이도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사고가 난 뒤 구미 모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구급차를 타고 27일 오후 7시쯤 서울에 있는 한 병원에 도착했다. 이 씨의 부인은 도착 당시 병원 의사에게서 "2도 화상 치료만 받으면 남편은 충분히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씨는 녹아내린 칼슘이 심장마비를 유발해 끝내 숨진 것으로 병원 담당의사가 진단했다는 것. 부인 이 씨는 "조금만 더 빨리 왔으면 살았을 텐데, 헬리콥터만 탔어도…"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부인 이 씨는 "얼마 전 함께 일하던 직원이 불산이 튀어 화상을 입고 일을 관뒀다"며 "그 때문에 남편과 추석만 지나면 일을 그만 하자고 의논했다"고 눈물을 훔쳤다.

내년 결혼을 앞둔 최모(30) 씨와 외아들인 박모(24) 씨 등도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족들이 망연자실했다. 숨진 휴브글로벌 직원들은 독극물인 불산을 만지면서도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일을 했다. 불산이 든 탱크로리 하나에는 5, 6명의 직원이 달라붙었다.

28일 오후 순천향 구미병원 장례식장에 합동분향소가 차려지면서 회사 관계자와 유족들이 보상과 관련해 협상을 하기로 했다. 불산 누출사고가 난 휴브글로벌은 H생명에 7억원의 보험을 들었지만, 공장 건물에 대한 보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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