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수票, 文지지 강도 따라…2040·중도층 선택여부 촉각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3일 전격 사퇴하면서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 대결로 재편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선 결과는 현재로선 예측이 어렵게 됐다.

안 후보가 비록 사퇴했지만 이번 대선의 핵으로 등장했던 '안철수 바람'은 앞으로 남은 대선 기간 중에도 승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가 주자 군에서 빠진 상황에서 '안풍'이 파괴력을 가질지, 아니면 급격히 위축될지 현재로서는 예단키 어렵다. 일단 안 후보는 "이제 (야권의)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라며 자신은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단 그가 대선국면에서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달리지 않는다.

그러나 문 후보 지지에 대한 강도와 방식은 미지수이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 후보 지지층의 20~30% 정도는 비 민주당 성향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단일 후보로 문 후보가 결정됐을 경우 무당층 또는 박 후보 지지로 돌아설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도 안 후보 사퇴 이후 지지층 향방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안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지만 '경선 이후 승복'을 통한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단일화 방식을 둔 감정 싸움이 이어졌고 크게 개운하지 않은 '일방적 사퇴'에 따른 단일화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지지세가 강한 수도권 등지에서 문 후보를 위한 지원유세에 나서거나, 문 후보와 동반유세를 다닌다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작년 10'26 재보선이나 지난 4'11총선 때처럼 입장발표 등으로 '지원사격'을 하는 수위라면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내주 초부터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서서히 상승할 것"이라며 "안 후보의 지지층 이탈은 막았다"고 평했다. 안 후보의 지지층 상당수가 문 후보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감동이 너무 늦었다"면서 "(안 후보를 지지하던) 중도 보수층은 박 후보 지지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과정의 우여곡절에 대한 실망감과 안 후보의 '퇴장'으로 그의 지지층 상당수가 문 후보 지지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깔려 있는 것이다.

결국 안 후보를 지지했던 '2040세대', 수도권, 중도층의 선택이 사실상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게 됐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중간 지점에 있었던 안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중간층 공략이 이전에 비해 훨씬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