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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청각장애 이긴 천재화가, 운보 김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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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요즘같이 소음환경이 심한 환경에서는 늙어갈수록 조용함 속에서 내 예술에 정진할 수 있었다는 것을 오히려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를 '바보'라고 불렀던 운보 김기창은 두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를 딛고 한국화단의 거목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8세 때 장티푸스로 언어불능에 청각장애를 갖게 돼 평생을 장애와 함께했다. 청각장애로 말도 제대로 못했지만 천부적인 재능과 독창적인 화풍으로 '청록산수' '바보산수' 등 한국화의 독보적 경지를 개척, 20세기 한국의 대표적 화가로 활동했다.

운보는 30만 청각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빛이었고 대부였다. 몸이 편치 않았던 운보는 1980년 자비를 들여 한국농아복지회를 설립, 전국의 청각장애인에게 목공도예 등 기술을 가르쳐 취업을 알선했다. 운보는 평생 화필을 놓지 않았던 다작의 명인으로도 유명했다. 장애인들에게 삶의 목표와 희망을 선물하는 농아복지사업을 위해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남긴 작품은 2만 점이 넘는다. 2001년 오늘, 그의 마지막 소원처럼 '선(禪)의 삼매경에서 그림을 그리는 도인'이 되어 88세의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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