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위원 칼럼] 기획시리즈 지역민 자긍심 고양 기여

좋은 기사는 사회의 중심을 잡아주고 독자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선도적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계사년을 맞아 매일신문이 연재하고 있는 기획시리즈 '대구의료 100년'과 '대구사랑 대구자랑'은 독자들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고양시킨다는 점에서 높이 살 만하다. '대구의료 100년'은 오랜 세월 동안 묻혀 있던 의료 관련 귀중한 자료를 발굴하여 향토 의료사를 천착해 내고 있어, 글과 사진이 어울려 엮어내는 신문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또 지역 의료인과 의학 관련 학생들에게 유익한 학술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대구사랑 대구자랑'은 대구시민이 왜 대구를 사랑하고 자랑해야 하는지, 그 근거를 밝혀주는 교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리즈는 자신이 살고 있으면서도 지역에 대해 무관심한 주민에게 팔공산, 국채보상운동 등 다양한 대구만의 자랑거리를 찾아 다각도로 심층 취재한 후, 그 분야에 해박한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내용까지 곁들여 전달함으로써 지역을 올바르게 알게 하고 애향심을 높이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덩칫값 못 하는 문화예술회관의 실태'에 대한 보도는 주목할 만했다. 500억원을 들여 365일 중 300일을 놀리는 문화예술회관의 문제점에 대한 기사를 통해 지역민의 다양한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한 지자체의 의도와는 달리 세금 낭비라는 결과를 낳은 현실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이와 같은 기사는 최고'최대를 지향하며 건물만 번듯하게 짓는 지방자치단체의 실상에 대한 고발과 향후 지역민의 세금 집행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본다.

'층간소음 해결 방안'은 매일신문 본지와 주간매일이 공조 체제로 신속하게 대응하여 독자들에게 자발적 정보 교류의 장을 마련해 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층간소음 문제는 법정다툼이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던 사회문제다. 매일신문이 이러한 층간소음의 해결 방안을 본지의 사설에 이슈화하고 기사를 통해 제시하였으며, 주간매일에서는 독자들의 경험에서 찾은 해결 방법을 투고 형식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삼위일체형 대응 방식은 매체 간 공조와 지면의 다양성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 방법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어, 타 언론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쉬운 부분 또한 몇 가지 있는데, 먼저 기사 제목에 대한 어휘 선택이다.

대부분의 제목에서 기사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읽을 수 있었지만, 간혹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의미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제목이 눈에 띄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면 '법조계 그랜드슬램' '자영업자 부채 잔혹사' '뇌 연구원 두통' '세(稅) 감면 종료 거래 실종' '돼지가 기가 막혀' 등과 같은 제목들은 어휘 본래의 의미와 부합되는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제목 선정은 독자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국가적 사안이나 지역 관련 사안에 대해 중앙 정치권의 견해를 반복적으로 답습하는 점이다. 중앙 정치권 관련 기사 내용은 중앙지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똑같은 기사를 지방지에 게재했을 경우 신선감이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 중앙 정치권의 기사는 핵심적 내용만 보도하고,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지역 발전과 연계한 의정 활동 보도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된다.

그 외 독자로서 매일신문에 바라는 점은 첫째, 글로벌 시대를 맞아 지역의 글로벌 마인드를 높여나가야 하는 역할이다. 둘째, 분야별로 서민들의 삶을 시리즈로 소개해서 이들의 애환을 이해하며 상생과 소통의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셋째, 사회문제를 지적한 후 재취재함으로써 개선 사항 및 향후 발전 모습을 밝히는 일이다. 넷째, 희망적인 기사를 많이 생산해서 살맛 나는 훈훈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의 다양한 여론을 적극적으로 담아내어 지역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한편 신문 본연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수행해내는 것이다.

최진근/경운대·새마을 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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