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미사일 동시 발사 징후

원산 무수단 2기 이어 함경남도서 추가 식별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과 스커드'노동미사일을 동시 다발적으로 발사할 것으로 보이는 징후가 구체화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강원도 원산지역의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2기뿐 아니라 함경남도 일대에서 그간 보이지 않던 미사일 이동식 발사 차량(TEL) 4, 5대가 추가로 식별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강원도 지역 동해안으로 옮긴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의 사거리는 3천~4천㎞며 추가 식별된 TEL은 사거리 300∼500㎞의 스커드, 1천300∼1천500㎞의 노동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비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동해안으로 옮겨진 미사일이 발사 준비를 마친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술적으로는 오늘이라도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특히 무수단 외에도 스커드, 노동 등 여러 종류의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여 하루가 아니라 며칠 동안 연속으로 미사일을 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2006년 7월 5일 대포동 2호 1발과 스커드 4발, 노동 2발 등 7발을 동시에 발사한 적이 있고, 2009년 7월 4일에도 스커드 5발과 노동 2발 등 7발을 각각 발사한 전례가 있다.

우리 군 당국은 북 동향을 예의 주시 중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 군은 북한이 당장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고 보고 한미 정찰감시 자산을 집중적으로 운용해서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며 "북한은 다른 어떤 수단보다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군사적 도발을 대내적으로 체제 결속을 도모하고 한미를 압박할 수 있는 위협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9일 밝혔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 동해상에 이지스 구축함(7천600t급)인 서애류성룡함에 이어 세종대왕함을 추가로 배치했다. 2척의 이지스 구축함에는 탐지거리 1천㎞인 SPY-1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또 일본 정부도 북한 미사일 발사 시 요격 태세를 갖추도록 자위대에 지시했고, 동해에는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사거리 160㎞)를 탑재한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2척을 투입했다. 미국도 요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9일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을 겨냥해 "신변 안전을 위해 사전에 대피 및 소개(疏開)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괴뢰 호전광들의 반공화국 적대행위와 북침전쟁 도발 책동으로 조선반도 정세는 열핵전쟁 전야로 치닫고 있다"고 밝혔다. 담화는 '전면전' '무자비한 보복성전'을 언급하며 "남조선에 있는 외국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도 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9일 "만약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그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기존 결의에 있는 내용에 따라 안보리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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