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백일장] 수필1-칭찬의 힘

이유정(대구 달서구 선원로)

아르바이트로 4시간씩 일을 하다가 막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시간이 많아져 올 2월부터 정식 출근을 하게 되었다. 커리어우먼의 멋있는 모습은 TV 속에서나 존재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서툴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직장생활은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빴다.

그 와중에 본사에서 감사가 나온다고 했다. 있는 일도 이해가 안 되는데 거기에 보태어 감사자료 준비도 해야 하니 태산 넘어 또 태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사 첫날부터 6시 퇴근은 꿈도 못 꾸고 아이들 야간 자율학습 끝나는 시간과 비슷하게 퇴근을 해야 했다. 그래도 나이 들어 입사하여 일 못한다는 소리를 안 들어야지 싶어 자료를 만들어 갔다. 다 못할 경우 집에 가져와서 밤을 꼬박 넘기기도 했다. 너무 힘들어 그만둬 버릴까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힘들어도 참고 공부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엄마인 내가 힘들다고 그만두면 아이들에게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두 달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날도 지칠 대로 지친 내 뒤통수에서 담당 부장님이 한마디 하셨다.

"이유정 씨 아니면 이렇게 빨리 일 못 끝냈을 거야. 이유정 씨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정말 고마워!" 부장님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 크게 칭찬을 하셨다.

순간 내 어깨 위에 내려앉은 피로의 무게는 눈 녹듯이 사라졌다. 그냥 하는 말이라 할지라도 기분이 참 좋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부장님 칭찬 한마디에 내 어깨에 쌓인 피로가 사라졌듯이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 번씩은 크게 칭찬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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