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은 학교 주변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잘 계도해 귀가 시킬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대구 북구 관음동에서 청소년 계도를 하는 '어머니 포순이' 김철숙(53) 씨. 호리호리한 키에 온화한 성품을 지닌 그는 매사 열정적 포순이 활동으로 주부들 사이에 '우리 동네 경찰 아줌마'라는 별칭도 가졌다. 어머니 포순이 단장을 10년째 도맡고 있는 그는 매주 대원들을 대동해 야간 순찰을 책임지고 있다.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북구문화예술회관, 관남초교, 관음초교 주변과 관음운동장, 관음노인정, 관음근린공원 일대가 순찰 장소다. 군청색 포순이 모자를 쓰고 하늘색 조끼를 입은 그는 불봉을 들고 항상 대원들 선두에 선다.
"요즘 청소년들은 정말 무서워요. 포순이들에게 대들고 심지어 폭행 당할 위험도 있거든요."
그는 순찰을 돌면서 밤 늦은 시간 청소년들을 발견하면 용감하게 먼저 다가가 '학생들 뭐해요,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죠'하고 말로 타이른다. 성격이 고분고분한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지만 몇번을 타일러도 말을 듣지 않으면 경찰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한다. 그는 관음근린공원을 순찰할 때 가장 무섭다는 것. 팔각정과 주택이 없는 공원 밑에는 인적이 드물다. 그는 순찰을 돌면서 담배를 피우거나 술판을 벌이는 청소년들을 발견해 귀가 시킨 일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한창 공부할 시기에 시간을 허비하고 나쁜 길로 빠지는 학생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 번은 스마트폰을 뺏어 도망가는 학생을 발견했어요. 위험한 상황이지만 뒤쫓아 가면서 지구대에 신속히 연락해 학생을 붙잡아 휴대폰을 찾아준 일도 있습니다."
그는 주간에는 매주 학교 앞에서 포순이 활동을 한다. 현수막과 어깨띠를 하고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벌인다. 학생들이 위급할 때 도움을 요청하도록 호루라기를 나누어 주기도 한다.
이 밖에도 그는 강북에서 봉사활동도 왕성하다. 대구 북부경찰서 명예경찰, 여성의용소방대원 활동은 물론 여성예비군에 가입, 육군 50사단 장병들을 위해 매주 1회 반찬재료 다듬기, 설거지 등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또 명절이면 어려운 다문화가정과 새터민가정에 과일과 야채를 전달하는 등 온정도 베풀고 있다.
"결혼한 여성 새터민이 아이를 낳은 뒤 남편과 헤어져 정말 어렵게 살고 있었어요. 평소 동생처럼 지내면서 쌀과 음식을 나누고 명절 때는 친정에 함께 데려가기도 해요."
의성 옥산이 고향인 그는 관음동에서 20여 년간 살고 있다. 그는 칠곡1지구 한라타운 부녀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북구지역 각종 단체의 경로잔치나 체육대회, 윷놀이 등 행사를 적극 돕고 있다. 그는 열정적 봉사활동으로 자유총연맹 총재상, 대구시장상을 받은 바 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경제의 문제가 아닙니다. 봉사를 하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가진 것은 없어도 작은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게 커다란 행복입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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