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원대동에서 식당을 하는 도모(67'여) 씨는 2009년부터 시작된 도시철도 3호선 북구청역 공사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북구청역 공사장이 식당 바로 앞에 있어 공사장 소음과 비산먼지가 식당 영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이달 초부터는 도 씨의 식당 앞 인도를 파기 시작하더니 이달 23일부터 콘크리트 타설이 시작됐다. 현장 인부는 "북구청역으로 들어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 씨는 "3호선 공사가 시작된 뒤부터 장사가 안돼 죽을 지경인데 식당 앞에 에스컬레이터가 생기면 에스컬레이터가 식당을 완전히 가려버릴 것"이라면서 "출입구 방향을 식당 방향으로 할 것이었다면 최소한 미리 이야기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도 씨는 "3호선 공사로 인한 영업 피해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도시철도건설본부에 물을 것"이라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도시철도 3호선 공사로 인해 발생되는 소음과 비산먼지 등으로 공사장 주변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란에는 불만사항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대구 북구 태전동에 산다는 한 주민은 "밤늦게 퇴근하는 사람이라 최소 오전 8시까지는 잠을 자야 하는 상황인데 7시부터 쇠망치, 드릴 소리에 모든 식구가 잠을 깨고 여름에 창문을 열려고 하면 먼지, 소음에 미칠 지경"이라며 "매일 아침 7시에 20m 앞에서 나하고 똑같은 높이에 5, 6명이 서 있고, 쇠망치질하고 먼지 날리고 한 번씩 눈 마주치면 누가 살 수 있겠냐"며 불만사항을 올렸다.
이 밖에 3호선 기둥 공사로 인한 차로 폭 축소로 교통사고가 났다며 이를 시정해달라는 글도 여러 건 보였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3호선 공사로 인한 통행불편이나 소음'먼지 관련 민원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는 것.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북구청역 공사의 경우 에스컬레이터가 내려오는 지점이 식당을 가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크게 가릴 거라 생각하지 않아 바로 진행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바로 설명드리지 못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설계 변경이나 보상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설계는 이미 확정된 것이라 바꿀 수 없고, 현행법이나 건설본부 차원에서 보상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시공사나 감리단과 함께 문제를 제기한 식당이 받을 피해를 최대한 줄일 방법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사진'대구 서구 원대동 도시철도 3호선 북구청역 공사현장 근처 한 식당 앞 인도에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위한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에스컬레이터 설치로 식당 앞의 인도는 절반으로 줄어 사람들이 통행에 지장을 겪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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