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캐프 협력업체, 새 경영진 반대

자동차 와이퍼 생산 업체인 ㈜캐프가 경영진 교체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협력업체들이 새 경영진의 입성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새 대주주가 된 사모펀드 회사를 믿을 수 없다며 옛 경영진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납품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캐프의 22개 협력업체 대표들은 3일 '협력업체 비상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사모펀드 회사 'IMM 프라이빗에쿼티'의 경영권 장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최근 발생한 사모펀드 IMM의 불법적인 캐프 경영권 침탈은 경제정의 실천에 어긋나는 행위다"며 "경영권이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고병헌 창업주를 포함한 캐프 옛 경영진은 지난달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모두 해임됐다. 올 초 캐프의 대주주로 변경된 투자자 IMM에 의해서다. IMM은 2010년 캐프에 56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조건은 키코(KIKO'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변동할 경우 미리 약정한 환율에 약정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파생금융상품) 사태 해결에 비용을 사용한 뒤 일정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투자 계약을 맺자마자 엔화가 1천100원대 후반에서 1천300원대까지 뛰면서 경영목표 달성에 실패, IMM이 대주주가 됐다.

캐프의 옛 임원진이 모두 해임되면서 새 임원으로는 IMM 측 임원이 왔다. 이에 대해 협력업체들은 "IMM는 단기적인 자본이득만을 추구할 것이 분명하다"며 "즉시 경영침탈행위를 중단하고 본연의 재무적 투자자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협력업체들은 IMM이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부품납품을 중단하겠다고 결의했다. 협의회 서만석 회장은 "캐프 협력업체들은 IMM이 이상의 모든 경고에도 불구하고 캐프의 경영에 직접 관여해 금융자본의 산업잠식을 실행할 경우 그간 캐프와 거래해왔던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더 이상 캐프의 영업활동에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캐프의 협력업체는 약 80곳으로 이번 협의회에 절반 이상이 참여한 만큼 납품이 중단되면 조업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IMM 측은 "우리는 이미 협력업체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조업 중단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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