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는 하셨습니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직장인은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여기에다 각종 금융기관은 '노후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5억원이 필요하다거나 심지어 10억원이 있어야 한다'는 자료를 쏟아내며 위협(?)하고 있습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오죽하면 오래 살 위험을 들먹이고 있겠습니까.
은퇴 후 즐겁고 신나게 사는 사람들을 취재하다 보면 대개 그들이 공무원이나 교사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일반 회사 출신들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수적으로 적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교사출신들이나 공무원출신들이 은퇴 후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재미나게 살고 있는 것은 바로 든든한 자금줄 때문입니다. 연금이 있기에 이러저러한 모임에 참석하고 각종 행사에 얼굴을 내비칠 수 있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은퇴한 부부교사는 '걸어다니는 재벌'입니다. 스스로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해외여행이라도 갈라치면 교사출신 부부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띕니다. 부부 합해 월 500만원 이상의 연금을 받으니 노년이 여유로울 수밖에 없지요.
은퇴하고 나니 가장 부러운 사람이 연금받는 이들이었습니다. 일반 회사원들은 국민연금을 받으려면 퇴직하고 보통 5년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 액수도 100만원 정도지요. 더구나 금리가 최악이니 회사원들이 받은 퇴직금의 이자는 완전히 푼돈이 됐습니다. 1억원을 은행에 맡기면 한 달에 30만원 받기가 어렵습니다. 이자로 생활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꿈'이 되어 버렸지요.
그런데 교사나 공무원들은 30년 정도 근무하면 월 30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습니다. 10억원 이상을 은행에 떡 하니 맡겨 놓은 거나 마찬가지니 부러울 수밖에요.
최근 실시한 한 조사에서 직장인들은 노후의 시작을 57세로 보고 있으며, 노후 생활비는 월 150만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교사나 공무원들이 매달 받는 연금은 직장인들이 노후생활비로 생각하는 액수의 2배가 넘는 돈입니다. 노년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되고도 남는 셈이지요.
앞으로 교사나 공무원의 인기는 더해갈 것입니다. 아들이 은행 들어갔다고 좋아하던 그 시절이 이렇게 바뀔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세상살이 참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공무원이나 교사들은 60세가 넘어서 퇴직하고, 퇴직하면 바로 연금이 월급처럼 꼬박꼬박 나옵니다. 그 액수도 만만치 않지요.
김순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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