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권율(1537~1599) 장군의 집안은 대단했다. 부친(권철)도 영의정을 지냈으며 사위가 그 유명한 백사 이항복이다. 백사 역시 영의정까지 오른 당대 최고의 정치인이자 문인.
장인과 사위 사이가 참 좋았다고 한다. 권율은 고관임에도 불구하고 재물을 별로 모으지 못할 정도로 청렴했다. 내의를 입지 못해 조복과 의관을 갖춰 입으면서도 늘 베잠방이 차림이었다. 모든 것을 곧이곧대로 처리하는 원칙주의자이기도 했다. 이런 장인을 사위가 골려준 일화가 재미있다.
왜란이 끝난 후 병조판서인 이항복과 도원수 권율이 선조가 주관한 조회에 참석한 어느 무더운 여름날, 이항복은 선조에게 날씨가 너무 더우니 모두들 관복을 벗고 조회를 하자고 제의했다. 선조는 쾌히 승낙했고, 신하들이 모두 관복을 벗었으나 관복 아래 베잠방이 차림인 권율은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임금의 명령을 받고 마지못해 관복을 벗고 베잠방이 차림을 드러내어 망신을 당한 권율에게 선조가 파안대소하며 비단과 무명을 하사했다고 한다. 사위와 장인의 정이 보기 좋은 대목이다. 1599년 오늘 사망한 그는 사후 영의정에 제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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