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들바위역 공사 현장, 쇠파이프 쏟아져… 차량 파손

복잡한 도로 한가운데 정거장 공사…낙하사고 무방비 "통행차량 불안해"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들바위네거리 정거장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으로 옮기던 쇠파이프가 아래로 떨어져 도로 위를 지나가던 차량이 파손됐다. 피해차량 운전자 제공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들바위네거리 정거장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으로 옮기던 쇠파이프가 아래로 떨어져 도로 위를 지나가던 차량이 파손됐다. 피해차량 운전자 제공

9일 오전 9시 30분쯤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들바위네거리 정거장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으로 옮기던 3m 길이의 150㎏가량 쇠파이프 30여 개가 공중 3m 높이에서 도로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공사 현장 아래를 지나가던 강모(50'대구 북구 태전동) 씨의 차량 뒷부분이 쇠파이프에 맞아 파손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갑자기 우르르 쏟아지는 쇠파이프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사고 피해자 강 씨는 "아침 출근 차량이 많은 도로 위에서 무거운 건축자재들을 옮기는 것을 볼 때면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늘 불안했다"며 "도로 위에서 공사를 할 때는 그물망과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기자가 가본 사고 현장은 차량이 오가는 바로 옆에서 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위험천만해 보였다. 공사는 왕복 6차로 가운데 두 개 차로 위에서 이뤄졌다. 도로에서 1.5m 위에는 폭 16.2m, 길이 43.5m의 거대한 규모의 정거장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정거장이 만든 그늘 아래로 수십 대의 차량이 쉬지 않고 오가고 있었지만 안전펜스 하나 보이지 않았다. 현장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한 탓에 5t 크레인이 비스듬하게 세워져 있었다. 8m 폭의 공사 현장은 쇠파이프, 철판 등 어지럽게 널린 건설자재들로 더욱 좁아 보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측은 무거운 물건을 옮기거나 할 때 지켜야 할 특별한 안전 규정을 만들어 놓지 않고 있었다. 한 주민은 "아침에 갑자기 콰쾅 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수십 개의 쇠파이프가 도로 위에 나뒹굴고 있었다"며 "공사 현장을 보면서 항상 불안했었는데 급기야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도 좁은 공사현장에서 무리하게 쇠파이프를 옮기려다 벌어진 안전사고였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크레인 운전기사 정모(38) 씨가 건들바위네거리역 정거장에 있던 쇠파이프를 크레인에 묶고 도로 위로 옮기던 중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정거장이 좁은데다 쇠파이프를 크레인에 단단하게 묶지 않은 탓에 쇠파이프가 한쪽으로 쏠려 무게중심을 잃고 그대로 떨어진 것 같다"며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 건설본부 관계자는 "안전장치를 꼼꼼하게 하지 않고 급하게 쇠파이프를 내리려다 발생한 안전사고였다"며 "가능하면 차량이 오가지 않을 때 공사를 하는 등 안전교육을 통해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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