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전구 생산 기술의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내년부터 백열전구를 생산할 수 없게 돼 아쉬움이 큽니다."
(주)일광은 백열전구 하나만을 50년간 생산한 곳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부터 백열전구를 퇴출시키기로 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백열전구를 생산하는 일광은 생산라인을 줄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일광은 1962년 창업 이후 백열전구만을 생산해온 업체다. 다른 곳이 모두 사라졌지만 일광만 살아남아 국내에서 유일하게 백열전구를 생산하는 곳이 됐다.
한 관계자는 "백열전구를 생산하던 다른 업체들이 광원을 바꾸거나 수입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을 했지만 우리는 백열전구 생산 기술의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말했다.
회사는 우선 이번 조치에 따라 올해까지 가정용 백열전구를 생산한 뒤 내년부터 2개이던 생산라인을 1개로 줄일 계획이다. 올해까지 생산한 백열전구는 내년이 되더라도 판매는 가능하기 때문. 회사는 연간 400만~450만개의 가정용 백열전구를 생산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규제대상이 되는 품목이 회사 생산에서 3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매출의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여러 자구책을 찾겠지만 직원 수를 줄여야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일광이 백열전구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규제 대상이 아닌 품목에 집중해 계속해서 백열전구를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퇴출되는 백열전구는 150W 미만이기 때문에 200W와 300W 짜리 산업용, 상업용 백연전구는 여전히 생산해 판매한다"며 "또 최근에는 장식용 백열전구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 부가가치가 높은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회사는 산업부의 이번 발표로 인해 일반인들이 백열전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회사 한 임원은 "백열전구는 인간의 생활 시간을 2배 늘려준 발명품이다"며 "고유의 빛깔을 가지고 있는 한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고유의 분야를 만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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